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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노 요코 콘써트 다녀왔습니다.

칸노 요코 콘써트 다녀왔습니다.
왜 날을 평일로 잡아서 사람 피곤하게 하는 건지.. -_-;
지방 분들은 평일이라 못 가신 분들도 많을 것 같네요.
저도 공연 끝나고는 내려올 차편도 없어서...
아는 형네 집에서 하루 자고 오늘 내려왔습니다.
(작성 도중 어제가 되어버렸군요;;)

그럼 간단하게나마 감상을 몇 가지.
사진은 없습니다. (공연중 사진 촬영은 자제요..-_-;)





0.
전제해 두건대, 저는 그렇게까지 썩 칸노 요코씨의 팬인 것은 아닙니다.
그야 왠만한 유명작들은 대충 본 편이고, 적당히 좋아합니다만..
기본 성향상 BGM을 BGM 이상으로는 그다지 생각하지 않는 편이고,
무엇보다도 음악만 따로 감상하는 취미가 별로 없거든요.
그럴 시간 있으면 본편을 한 번 더 본다는 쪽입니다.
그래서 이번 콘써트도 사실 그렇게까지 갈 생각은 없었어요.
명색이 '칸노 요코' 콘써트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연주곡 위주가 될 거라 생각했었거든요.
그래서 예매도 하지 않고 있었는데...
그라비티 다니는 아는 형이 다른 직원이 포기한 표가 한 장 있다고 해서
별 생각 없이 라르크 오네에사마(=사카모토 마아야)
한 번 만나봐야겠단 생각으로 갔었습니다. 그런데 왠 걸?
명색이 '게스트'였으니까 당연히 '게스트'로서 중간에 나와서 한 두곡
부르고 들어갈 거라 생각했던 세 보컬 분들이...
시작하자마자 다 같이 나오더니 줄창 40분을 부르고 들어가시네요?
그 후로도 중간중간 끊임 없이 들락날락 하시면서 클라이막스까지 제대로 장식했고요.
'게스트'라기보다는 칸노씨와 동급의 '주역'에 가까웠습니다.
'칸노 요코'의 콘써트가 아니라, '그녀들'의 콘써트였어요.
그 외에 연주곡에도 다양한 퍼포먼스가 준비되어 있어서,
다소 지루할 수 있을 거란 예상을 뒤엎고 대만족을 안겨준 공연이었습니다.
후... 안 왔으면 큰일날 뻔 했다;;;


1.
팜플릿 같은 것도 없어서 곡 목록도 모르겠고, 공연 시간 안내도 없고...
뭐가 어떻게 될지 정보가 전혀 없었는데요.
회장에 들어가서야 좌우 스크린에 '공연시간 2시간 20분 휴식없음'이
표시되는 걸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결국...
2시간 50분 했습니다. -_-;;
7시 30분 시작 예정이었던 공연이 7시 37분 경에 시작해서,
10시 26분에 끝났어요.
아마 지방에서 오신 분들 중 90~120분 정도 예상하고
어떻게든 집에 갈 생각하고 계셨던 분들 중에는
낭패보신 분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뭐, 어쨌든간에 대만족의 2시간 50분이었습니다만.


2.
시작 전 칸노씨의 작품 프로필 영상이 흘렀는데,
환호성을 통해 작품의 대중적 인기도가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제대로 환호가 터졌던 것은 에스카플로네.
그리고 최고조에 올랐던 것은 역시 비밥이었습니다.


3.
시작은 오리가씨를 주축으로 공각기동대 쪽의 곡들이 포문을 열었습니다.
그런데 일렉트릭쪽 볼륨이 너무 커서 보컬이 좀 묻히는 경향이 있더군요.
특히 마아야의 보컬은 많이 묻혀서 거의 안 들릴 지경이었어요.
이번 공연에서 몇 안되는 단점이었습니다.
어쨌든 그렇게 세 보컬이 열창을 뿜어내는 동안,
칸노씨는...
연주는 안하고 주로 뒤에서 율동을 하시고 계셨습니다. -_-;;;


4.
마아야의 '공기와 별'은 반주 없이 노래만으로 고요하게.
이어지는 '빛 속으로'는 칸노씨의 피아노 반주.


5.
공연중 야마네 마이씨는 관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취하고자 '영어'로 말을 걸어오셨습니다.
......뭔가 오해를 크게 하셨군요, 마이씨. OTL
알아듣는 사람도 별로 없고 썰렁한 분위기...
관객층 성향상 그냥 편하게 일어로 하시는 편이 알아듣는 사람이 훨씬 많았다고요... ㅜ.ㅜ
공연장 곳곳에서 만화책 보는 사람, PSP 들고 게임하는 사람 등등이 보이는 분위기였다죠.
아마 세종문화회관 역사상 가장 물이 안 좋은 날이었을지도요 (야;)
아, 근데 물이 안좋았던 것은 사실입니다.
공연장 바깥에서 집회가 있었거든요.
무려 '노무현 정권 재집권 저지를 위한 무슨무슨 문화제' 였습니다.
...... 문화제 좋아하시네. 그게 시위지 무슨 문화제냐. -_-;
굳이 그러지 않으셔도 노무현 정권이 재집권할 일은 생기지 않습니다.


6.
전술했듯 저는 칸노 요코씨보다는 1차적으로 사카모토 마아야 목적으로 간 것이기 때문에
의외로 출연 분량이 엄청났던 공연 구성에는 대만족이었습니다만...
마아야씨의 의상은 약간 에러.
무대의상이라고는 믿기 힘든 지극히 수수한 의상이었습니다.
뭐, 어디, 동네 산책 나오셨어요? 싶었다는... -_-;
긴 팔에 긴 스커트라서 너무 덥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그리고 오리가씨랑 마이씨는 간간히 갈아입기도 하고 그러는 것 같던데
마아야씨는 유독 공연 종료할 때까지 단벌 숙녀(...)셨습니다.
...그냥 대충 입고 온 것 같긴 하지만, 혹시라도 스타일리스트가
이렇게 입힌 거라면 스타일리스트가 안티.


7.
40여분 간 파워풀한 열창들이 이어지고 나서,
당분간은 라그나로크2의 연주곡들이 주를 이뤘습니다.
스크린을 통한 게임화면 전시라던가, 그림자 춤, 칼 춤,
칸노 요코 본인과 세션들을 동원하여 희극적 요소를 가미한 실로폰 연주 등
지루하지 않도록 많은 장치를 열심히 준비해 온 것이 눈에 보였습니다.
... 다만 역시 대부분의 관객들은
'그 딴 거 필요 없으니까, 다른 것 좀 해봐요'가 본심이었을 겁니다. -_-;
뭐, 그라비티 주최이니까 어쩔 수 없습니다만.


8.
참가한 세션 중 기타를 맡았던 것은 이마호리 츠네오씨.
저는 원래 별 생각 없이 있다가 표 있다고 해서 그냥 대~충 간 것이기 때문에,
누가 오는지 잘 살펴보지도 않았었는데...
회장 가서 현수막 보니까 쓰여있더군요.
제가 매우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인 '건그레이브'의 작곡자이기도 합니다.
그러고보니 평소에도 칸노 요코 음악들에서
실질적인 밴드마스터를 맡고 있다고 하는군요.


9.
그러다 나온 'THE REAL FOLK BLUES'는 역시 반응이 좋았어요.
뒷 부분에 'BLUE'도 있었고 'ELM' 등 기타 비밥 곡들이 몇 곡.
그런데 'TANK!'가 나오지 않았다는 것은 조금 의외였습니다.
이거 기대하셨다가 실망하신 분들도 좀 계시지 않을까 싶네요.
예전에 기자들 앞에서 미니콘써트 했을 때 'TANK!'로 시작했었다고 하던데..
이 때 했으니까 한 걸로 치고 뺐나 -_-;
(세션 구성의 문제이기도 하겠습니다만)


10.
회장의 크기에 비해 무대가 좀 작다 싶었는데...
뒤 쪽에 영상을 비추던 막들을 내리자 감춰져 있던 오케스트라가 드러났습니다.
무대의 절반 이상을 가려두고 있었어요.
그리고 회전하면서 오케스트라가 전면으로 대두.
괜찮은 구성이었습니다.


11.
마이씨가 1층에서 노래할 때 마아야씨가 2층 오른쪽 사이드에서 피쳐링.
전 3층에 있기도 했었고, 기본적으로는 안구 레이더의 우선권이 마아야에게 가 있었기 때문에
조명 비추기 전에 어두운 곳에서 문 열고 나올 때부터 눈치채고 거기만 보고 있었습니다. -_-;
좀 기다리니까 노래하기 시작하고 조명도 살짝 비추더군요.
그러고보니 1층에 있던 사람들은 이걸 눈치 못 채신 분들이 많았다는 듯...


12.
말이 나와서 말인데 그라비티.
직원들한테 배당하는 표가 팔고 남은 A석 3층 구석이라니.
이거 뭔가 좀 거꾸로 된 거 아닌가요? -_-;
할인도 꼴랑 20% 였으면서.
그럴거면 미리 고지를 해서 좋은 자리 잡을 사람들은
개인적으로 잡을 기회나 주던가.
아무 말 없이 있다가 다 팔고 나서 떨거지 자리를 주다니. -_-;
그나마 같이 간 형이 쌍안경을 가져와서 다행이었습니다.
생각보다 효과적이더군요.
일행이 셋이었는데 간간히 돌려가면서 봤어요.
마아야씨 나올 때는 주로 내 차지. -_-;;


13.
 공연의 절정은 역시 '반지'와 '약속은 필요없어' 였습니다.
'반지'는 무려 한국어 버전이었고,
'약속은 필요없어' 역시 원곡으로 시작해서
중간부터는 한국어 버전으로 전환되었습니다.
가사는 익숙한 한국 방영 당시 최덕희씨가 부른 오프닝 버전.

그대의 그대의 그 눈빛
깊은 슬픔 전부 씻어주네

그대의 그대의 환한 미소
내 맘 속 가득히

한국어로 '가, 같이?' '함께?' 라고,
관객 참여를 유도하며 이 부분을 수 십 번 반복해서 불렀어요.
뭐, 이 가사 그대로 제 심정입니다.
위에서 마아야 마아야 적어놓긴 했지만 사실 그 정도로 극렬 팬은 아니고..
반쯤은 라르크 오네에사마를 접견해야겠다는
톱 팬으로서의 의무감이 섞여있는 것이었습니다만;
이번 공연을 계기로 제대로 팬으로 거듭나야겠습니다.
我輩はパドルである (......)


14.
공연 시작부터 자기소개도 안 하고 토크 없이 주욱 달려왔기 때문에 이건 좀 에러다 싶었는데...
할 거 다 하고 나서야 토크 파트가 시작되더군요.
다 끝나갈 때 즈음에서야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가끔 끝날 때 제목 내보내는 영화라던가, 끝날 때 부제 내보내는 애니나 드라마가 있는데,
그런 식의 구성을 노린 듯. 초반에 자기소개가 없어서 다소 섭섭했었기 때문에
이게 얼마나 효과적이었는가는 다소 의문의 여지가 있습니다만.
어쨌든 순서는 순서고, 내용은 재밌었습니다.
칸노씨가 다른 멤버들 통역까지 해가며 전체를 한국어로 진행.
한국어로 농담도 하고요.
원래 평소 목소리가 약간 아니메고에(애니메이션에서의 성우 스타일의 하이톤)인데,
한국어의 어설픔이 더해져서 상당히 귀여운 스타일이 탄생 (......)
중간에 이마호리 츠네오씨 소개할 때는 이 사람은 그 어떤 경우에서도 긴장을 하지 않는다며
"한 번 돌게 해볼까요?" 하고는 곤란하게 만들기 위해 한국어로 애인 있냐고 여러번 말을 걸었으나...
그냥 포커페이스로 일관하는 이마호리씨에게 통하지 않자 OTL 포즈를 시연하시기도 했습니다 (...)


15.
공연의 마무리는 칸노씨의 피아노 솔로 메들리.
뒤에 막에다 영상을 비추고 있었는데 중간부터 네가티브로 반전을 시키더군요.
그러더니 오른손으로 연주하면서 왼손으로 그림자 놀이 장난 시작 (...)
그리고는 적어온 한국어 메시지 카드를 한장씩 비추었습니다.
'어땠어?' '좋았어?' '그것 뿐이야?' '♡' '또 왔으면 좋겠어?'  뭐 이런 식으로
귀여움이 묻어나는 짤막한 글귀들. 그리고 'bye bye'.


16.
결론: 기대 이상으로 최고였다.
추신: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으셨다면, 안 오신 분들은 실수하신 겁니다 (...)







어쨌든 간만에 잘 놀았습니다.
공연 분위기가 절정에 올랐던 '반지' 즈음부터는
손이 얼얼할 정도로 하도 박수를 열심히 쳐대서,
끝나고 보니 시뻘겋게 달아올랐더군요 (...)

즐거웠어요.
ⓒSUNRISE / JOYON

출시 초기에 무리해서 DVD 한정판을 비싸게 질러놓고서는
서플먼트만 보고 본편은 한 번도 안봤는데...
이 참에 에스카나 한 번 다시 봐야겠네요.
아니, 사실 제가 전편을 제대로 본 건 한국어 더빙판 뿐이었으니,
관점에 따라서는 처음 보는 것이기도 하고 말이죠. :-)
(다만 말로만 이러고 실제로 가능할런지는 미지수... 밀린 게 하도 많아서 시간이;;)



by 충격 | 2007/06/22 00:22 | 我輩はパドルである | 트랙백(4) | 핑백(1) | 덧글(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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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SARG at 2007/06/22 00:31
마야씨의 의상은...수수해 보이지만 1층에서 보면 부츠가 상당히 강했습니다[...]
Commented by Kaltruhe at 2007/06/22 00:37
... 유.. 율동이라니!! 그것 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었던 콘서트군요. 아. 이 포스팅 읽고나니 왜 안갔었나 하는 자책감이 마구마구 쏟아져옵니다 ㅠㅠㅠ 다음엔 .. 반드시!!
Commented by 루리도 at 2007/06/22 02:17
하하..율동..>_< 그건 의외의 모습이었는데, 역시 값어치 있는 모습이었죠.
개인적으론 그녀의 지휘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던 사실에 정말 감동했습니다.
그나저나..기타치신 분께서도 대단한 분이셨군요..^^
(보아하니, 기타뿐만이 아닐듯 합니다만..^^;)

하여튼, 전 아직도 그 감동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네요..>_<

ps.저도 상호트랙백 할께요~
Commented by 충격 at 2007/06/22 03:26
SARG님/ 아... 3층의 각도 + 롱스커트 콤보로 인해 그런 건 전혀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orz
Kaltruhe님/ 시험을 제치더라도 가는 겁니다. (그런 시간에 안해)
루리도님/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정말 >_<
Commented by 레놀도야지 at 2007/06/22 07:59
부럽습니다. ^^ 에스카 음악이 저분이었는지 여기서 알았습니다. 잘읽고 갑니다.
Commented by 마스터 at 2007/06/22 09:27
원래 칸노씨의 공연과 율동[....]은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먼 산]

모 라이브공연 전의 인터뷰에서는 "티켓이 비싸니까 춤춰서 본전을 뽑겠다는 기분으로 와야해요"라는 선동도 하셨었죠..[매우 먼 산]

라이브 공연중에 유이하게 DVD로 나온(그나마 나머지 하나는 CD에 딸린 부록이지만;) future blues에서도 본인 연주 파트나 피아노 솔로 빼고는 역시 본인이 제일 열심히 즐기고 계시는 모습을 볼 수 있죠..OTL
Commented by 메피 at 2007/06/22 10:39
으음.. 칸노요코씨가 우리나라말도 할줄 아시는군요.. 이야...
Commented by 연구소장 at 2007/06/22 11:56
에스카부터 카우보이까지 다양한 장르의 배경음악을 선보여서 애니 감독보다 유명한분 가고싶었는데 아쉽네요^^
Commented by 니트 at 2007/06/22 14:55
갑자기 에스카플로네의 가이메르프가 보고 싶어졌습니다.
Commented by 충격 at 2007/06/22 19:51
레놀도야지님/ 마아야도 이걸로 브레이크했죠. 실제 데뷔는 8세때부터지만
마스터님/ 그럴 것 같습니다
메피님/ 공부 좀 하셨다네요
연구소장님/ 진짜 멋진 공연이었는데요...ㅜㅜ
니트님/ 보시면 됩니다. +_+
Commented by 알트아이젠 at 2007/06/22 19:57
으악,군대에 있다는게 참 안타까울따름입니다.(...저 역시 광팬은 아니지만 적당히 좋아하거든요)
그나저나 이마호리 츠네오씨까지 올줄이야..._no
Commented by 밀리네스 at 2007/06/22 21:10
http://milines.egloos.com/1588797 사진 조금 올려두었습니다.
1층에서 보는 마아야씨는 요정이였어요~~
Commented by 충격 at 2007/06/23 01:43
알트아이젠님/ 그러게요. 예상외의 플러스알파였습니다
밀리네스님/ 이것이 바로 소문의 강한 부츠로군요!!
Commented by 보드뷰라드 at 2007/06/23 07:51
글 만으로도 공연의 감동이 생생히 전해져 옵니다. 최근에 에스카플로네를 전부 감상하기도 해서 공연에 가 볼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더 간절하네요. 잘 읽었습니다. ^_^
Commented by 충격 at 2007/06/23 20:54
저도 마침 일본에 가 있었더니 이와이 슌지 감독과 아오이 유우가
한국에 오고, 싸인회까지 해서 심히 억울했던 적이 있었다지요... 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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