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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원돌파 그렌라간 - 함장 시몬의 하록 걸음

2007년의 화제작이었던 천원돌파 그렌라간.


이 작품의 오프닝은, 본편 도입부와는 다른 청년 함장 버젼의 시몬을 미리 보여줌으로써
초반 인기의 견인차 구실을 상당 부분 수행해 냈다고 평해볼 수 있겠습니다.

그 임팩트가 어찌나 강렬했던 것인지,
그 실상은 '나선족의 파멸적 호전성을 나타내는 최악의 경우의 수' 였음에도 불구하고
'나선족의 호전성을 대화로 극복해 나아가는 최선의 본편 엔딩' 을 부정하고
"우리 함장 시몬 어디 갔나연? 함장 시몬 내놓으셈 ㅠㅠ" 을 외치는 분들이 속출하게 되는,
부작용을 일으키기도 했었죠(;;;)


그렌라간에 관심 있으신 분이시라면 대부분 알고 계시듯,
이 함장 시몬의 이미지는, 마츠모토 레이지옹의 캡틴 하록 을 그대로 빌려오고 있습니다.
녀석들을 시공간째로, 비틀어 끊어주겠어!!

ⓒGAINAX/アニプレックス・KDE-J・テレビ東京・電通


그런데 사실, 이 씬에서는 단순히 하록의 이미지를 차용한 것 뿐만이 아니라,
보다 구체적인 인용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이 장면

허둥대지 마
되려 가르쳐 주라구
여기에! 누가 있는지를 말이다

ⓒGAINAX/アニプレックス・KDE-J・テレビ東京・電通


첫등장씬인 '함장 시몬의 걸어가는 뒷모습' 이죠.


이 장면은 일명 '하록 걸음'이라 불리는 명장면의 작화를 그대로 옮겨오고 있습니다.
'하록 걸음'이란 극장판 은하철도999 에 등장했던 하록의 걷는 씬의 작화를 지칭하는데요.
국내에서 회자되는 것은 별로 본 적이 없습니다만,
일본의 1세대 오타쿠 층에서는 아주 유명했던 장면입니다.

그게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냐 하면,
그 때까지 아니메에서는 표현된 적이 없었던,
정면/후면 에서 인간이 걸을 때 자연스럽게 보여져야 할
좌우로의 체중이동을 작화로 표현해낸 것이었습니다.

남자라면, 위험을 되돌아보지 않고
죽을 것을 알고 있더라도 행동하지 않으면 안될 때가 있다
질 것을 알고 있더라도 싸우지 않으면 안될 때가 있다
테츠로는 그것을 알고 있었어

ⓒ1979 LEIJI MATSUMOTO / TOEI ANIMATION Co.,Ltd

이 장면은 그 때까지 본 적이 없었던 작화로 인해 더욱 강조되어 보이기도 했고,
인상적인 대사와 함께 맞물리면서,
'우주 해적'이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있는 하록이라는 캐릭터의 포스를
강렬하게 인상지운 명장면으로 아니메의 역사에 남게 되었습니다.

한 눈에 함장 시몬의 근원이 눈에 보이죠? ^^




이 인상적인 작화를 처음 고안한 것이 바로,
당시 극장판 은하철도999 에 원화가로 참가했던 애니메이터 토모나가 카즈히데씨입니다.
지금도 현역으로 활동하고 계시죠.


일설에는 이 '하록 걸음'을 고안한 것이,
극장판 은하철도999의 작화감독이었던
코마츠바라 카즈오씨라는 얘기도 있는 것 같습니다만,
결론부터 말해서, 토모나가씨가 맞을 겁니다.


무엇보다도, 특히 그렌라간의 감독인 이마이시씨 또한 참가하고 있는
WEB아니메스타일의 한 좌담회 에서 얘기가 나왔을 때
토모나가씨가 작화한 것으로 거론이 되었고,
이마이시씨 또한 반론하지 않았었으니까요.

참가자 세 분 다 초고수들이니만큼 그럴 일은 애초에 없겠지만,
만약 코마츠바라씨의 작화가 맞는 거였다면,
누구 하나가 잘못 알았더라도 다른 두 사람이 정정을 했을 겁니다. :p



각각의 원조 하록 걸음과 함장 시몬의 하록 걸음을
 확인해 볼 수 있는 DVD들



은하철도 999 극장판 박스세트 (3disc) - 10점
린타로 감독/DVD 애니 (DVD Ani)

은하철도999의 극장판은 '하록 걸음'의 원전인 첫번째 극장판은 물론,
두번째 극장판 '안녕 은하철도999 -안드로메다 종착역-' 까지도 국내에 정식 출시되어 있습니다.

이 작품들은 일본 아니메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걸작임은 물론,
작화 마니아들의 관점에서도 눈여겨 볼 곳이 많은 작품들입니다.
특히 위에 소개한 코마츠바라씨와 토모나가씨는 물론,
당대 최고의 애니메이터였던 카나다 요시노리씨의 실력도 맛 볼 수 있지요.

카나다 요시노리씨는 독특한 빔류의 표현 방법,
디포르메가 들어간 과감한 원근과 독특한 포즈,
대담하고 박력있는 작화 타이밍으로 당시 전성기를 구가했던 애니메이터로서,
그의 스타일은 수 많은 애니메이터에게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 영향력은 오늘날까지도 면면히 이어져 내려오고 있고
그 중에서도 특히 카나다씨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는 애니메이터들을
'카나다계' 라고 지칭하기도 하는데,
사실은 그렌라간의 이마이시 히로유키 감독 또한
그러한 '카나다계' 애니메이터의 대표주자이기도 하죠.

그렌라간의 팬이시라면 이 정도는 챙겨봐주시는 센스를 발휘해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p


天元突破グレンラガン1 (通常版)
天元突破グレンラガン1 (通常版)
¥ 3,430

이건 뭐... 설명할 필요 없겠죠? ^^
제 사진에 찍혀있는 특전 디스크 포함 한정판은 품절 상태인지라
어소시에이트 링크는 통상판 쪽으로 걸어둡니다.


뭐, 늘 그렇듯 제품 이미지는 클릭하시면 바로 스펙 확인이 가능하고, 원하시면 구입도 가능합니다.
혹시라도 전에는 본 적이 없는데, 이 포스트를 보고
극장판 은하철도 999 시리즈에 관심이 생겼다 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제발 다운받지 마시고;;; 부디 구입해서 보아주시길 바라봅니다.
가격도 아주 저렴하게 할인판매되고 있으니까요. ^__^





시간이 난다면 언제
나디아 - 톱을 노려라 - 그렌라간
각각의 작품에 대해 인용 원본 사전을 만들어보고픈 생각이 있습니다만...
이 뭐.. 씬 달랑 하나 잡고서 이렇게 시간 들여가며 포스팅을 해서야... --;;;
시작해봤자 언제쯤 끝날지(아니 끝낼 수나 있을런지;;;)
가늠조차 할 수가 없음, 이로구만요.  o<-<  o<-<  o<-<  o<-<




by 충격 | 2008/04/11 02:13 | 성대한 허풍 -GAINAX- | 트랙백 | 핑백(1)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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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ed at 임시 개장 : 에반게리온 신극.. at 2008/06/09 13:29

... 어쨌든 앞으로의 전개에서 주목해볼 만한 부분이다.이 씬에서 미사토가 걷는 모습의 작화는 '하록 걸음'을 채용하고 있다.('하록 걸음'에 관한 상세사항은 이쪽의 관련 포스트(링크)를 참조)구시리즈 극장판의 Air 편에서도 '하록 걸음'이 등장한 바 있다. '에반게리온 신극장판:서'에서의 '하록 걸음'은 '캡틴 하록'에서 바로 따왔다기보다는 구시리즈의 ... more

Commented by 레이 at 2008/04/11 02:21
근데 그렌라간의 저장면은 결과적으로 낚시가 되었죠.(...)
Commented by 벨제뷔트 at 2008/04/11 02:31
일본 애니메이션들도 빨리 블루레이로 교체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옛날 것들도 아니고 HD 방송까지 다 된 현세대 작품들을 수 만엔씩 주고도 온라인 부정 유포본들보다 못한 화질로 봐야 한다고 생각하면 매우... 싫죠. (해석 : 더이상 봉 노릇하기 지쳤다는 소리;;;)
Commented by 충격 at 2008/04/11 02:51
레이님>
그래서 앞부분에 적어놓은 거지만...
(아, 그러고보니 '나선족' 들어가야 할 자리에 거꾸로 '안티 스파이럴'을 오기해 놓고 있었네요;;
처음에 읽으셨을 땐 제대로 전달이 안됐을 듯... 지금은 수정해 놓았습니다;;;)

함장 시몬의 패러렐 도입부는 본편 시몬의 종결부와 완벽하게 대구를 이루고 있습니다.
대사를 보면 극명하게 드러나죠.
도입부: "적 함대! 무량대수!" "하늘의 빛은 모두 적...입니까"
종결부: "나도 갈 수 있을까?" "아아, 갈 수 있고 말고. 하늘의 빛은 모두 별이다."
"아아, 그래. 나선의 친구가 기다리는 별들인 거지"
즉, 어느 정도 마케팅 전략도 겸사겸사 들어가 있기는 하겠지만,
그렌라간의 패러렐 오프닝은 작품 전체의 테마를 완성하는 데에 필수불가결한 씬입니다.
은하나선평화회의를 통해 안티 스파이럴이 걱정하던 나선족의 호전성을
평화롭게 극복해 나아가는 본편의 베스트 루트 엔딩에 대해,
그 호전성을 완전하게 드러내고 끊임없이 싸워나가다가
결국은 자멸할 것임을 암시하는 최악의 수를 대비시켜 던져놓은 거죠.
이걸 가지고 가이낚시 가이낚시 하던 일련의 흐름은 부당하다고 봐요.

벨제뷔트님>
뭐 어차피 일판 권장은 기대하지도 않고...
(저부터가 일판으로 TV시리즈를 사는 일은 거의 없지요. 북미판으로 사지)
여기서 권장하는 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라이센스판 999지요. :p
HD방영판도 아직 없을 걸요?
Commented by zerose at 2008/04/11 07:25
저 초반부의 시몬은 그다지 멋이 안나는데 하록형님은 정말이지 행동 하나하나가...어흑.
(미츠모토 선생이 캐릭터를 참 잘만들었어요. 작화가 분들도 대단하지만.)
Commented by 니트 at 2008/04/11 09:57
전혀 관계없는 얘기지만 예전 턴에이건담을 보면 MS의 걸음걸이가 상체는 미동도 하지 않아서 어색했다는 기억이 떠오르는군요
Commented by 뽀그리 at 2008/04/11 10:44
최근 밸리에 있는 그렌라간 포스팅들은 니챤이나 일웹에서 긁어온 불펌 이미지 & 글로 단순 낚시질 하는것이 대부분이었는데 충격님 글을 보니 기쁘네요. 이후 포스팅도 기대하겠습니다.
Commented by 엿남작 at 2008/04/11 13:24
엄청 유명해서 보고는 싶은데, DVD로 사기 좀 그래서 BD 판 기다리고 있습니다.
근데 BD로 나오는 TV 애니들 가격이 뭐 몇개사면 기둥뿌리 뽑히는 녀석들인지라
그저 북미판으로도 나와주길.

BD 북미판으로 나온 유키카제는 120불 정도하더라고요.
Commented by 충격 at 2008/04/12 23:21
zerose님> 전 '녀석들을 시공간째로 비틀어 끊어주겠어!!' 할 때는 꽤 멋졌습니다. ㅎㅎ
니트님> 전혀 관계없지가 않은 얘기 같습니다;;
뽀그리님> 근데 일본애들도 니챤에서 익명으로 놀 때랑
자기 블로그에서 신분 걸고 놀 때는 구분하던데 말이죠.
요즘 한국 블로그에서 너무 니챤 분위기로 가는 걸 볼 때면 좀... -_-;;
엿남작님>
- 이 작품에서 하록 정도는 그냥 인용이지만
'내일의 죠'와 '겟타로보'는 아주 그냥 DNA 레벨에서 콱 뿌리가 박혀있습니다.
엿남작님이라면 반드시 보셔야죠. ^^;;
(혹시 안보셨다면 참조용 포스트 http://shougeki.egloos.com/1353044
방영 중간에 적은 거라 완벽하지 않습니다만)
- DVD는 ADV에서 판권 가져갔는데 이것도 요즘 ADV 재정 상태가 안좋은 듯 해서
계속 미뤄지고 있고... 어찌 흘러갈지 불투명하네요.
블루레이는 아직은 반다이 정도나 내고 있는데 다른 데는 어떤 식으로 흘러갈지 모르겠고...
그렌라간은 소니쪽인데 얘들은 또 음성해설 판권을 잘 안내주기도 하는 것 같고.
불투명한 세상입니다. 후우....
Commented by marlowe at 2008/04/15 10:05
'천원돌파'라고 해서 할인판매제품이거나, [만원의 행복]같은 TV프로그램인 줄 알았어요.
Commented by 충격 at 2008/04/15 14:28
그건 제작발표 났을 때부터 나오던 유머였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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