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루스 | 로그인  


정령 지킴이, 13개월 만에 감상 완료...

精霊の守り人 13
精霊の守り人 13
¥ 4,811




DVD 릴리스 스케쥴에 따라 감상하느라 꼬박 13개월이 걸렸습니다. (대여지만;)
이 뭐...

2쿠르(26화) 짜리를 2화씩 발매하는 짓거리는 제발 좀 그만둬 줬으면 좋겠어요.
차라리 가격을 두 배로 올리더라도 괜찮으니까 (아니, 사실 괜찮진 않지만;;) 제발 4화씩 좀...
사람 고문하는 것도 아니고 이게 뭔가요... orz

이런 식으로 26화를 한 달에 2화씩 본 것은 건x소드에 이어서 두 번째인데,
건x소드는 대여섯권 정도 진도가 나간 후에 시작한 데다,
그다지 썩 빠져들지는 않았기에 그냥저냥이었습니다만,
정령 지킴이는 작품이 좋단 말이지요, 네.
그나마 중요한 데서 떡밥 던지고 끊어버리는 식의 작품이 아니고,
차분하게 전개를 쌓아나가는 타입이라서 견딜만은 했습니다만.





21세기 아니메 업계의 젊은 영상작가들 중 가장 주목해야 할 작가는
역시 카미야마 켄지, 와 그의 각본가들이 아닐까? 합니다.

카미야마 켄지 감독은 각본 팀을 꾸리고 자기 담당이 아닌 화라도
전원이 모여서 철저하게 토론을 거듭하며 작업을 해 나가는데,
공각 SAC의 경우 각본 하나에 평균 3개월 정도씩 투자를 했다고 하죠.

(물론 복수로 진행하기 때문에, 단순계산으로 3개월x26=78개월 걸렸다, 이런 건 아닙니다)

정령 지킴이의 경우는 원작이 있기도 하고,
공각처럼 필사적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짜내야 하는 장르는 아니기에,
한결 수월했을 터입니다만 그래도 역시 기본적인 작업 방식은 같았습니다.
게다가 원작자가 늘상 상경해서 각본 회의를 참관하기까지 했다고.

결과물은 물론 아주 좋은데, 원작과는 달라진 부분이 꽤 있으면서도
원작자인 우에하시 나호코씨 역시 입에 침이 마를 정도로 칭찬을 하고 있지요.




본작의 원제는 精霊の守り人 인데, 한국에선 보통 정령의 수호자 라고들 하지요.
저는 여기서 수호자라는 번역은 적절하지 않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일본어에도 수호자 = 守護者 라는 표현이 분명히 있음에도
작가는 굳이 다른 표현인 守り人 의 뉘앙스를 선택하고 있는 것이고,
작가의 의도는 존중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守り人 는 まもりびと가 아니라 もりびと로 읽히는데, 지킴이 정도가 적당하다고 봐요.
굳이 정령의 수호자라는 표기를 써야할 만한 정당한 이유라면,
오래 전에 국내에 정령의 수호자란 제목으로 원작 소설이 출판된 적이 있단 정도를 꼽을 수 있겠는데,
뭐 애니가 정식으로 수입되어 있는 것도 아니니까, 저는 그냥 혼자서 정령 지킴이로 부르고 있습니다.
......였는데, 지금은 정식 수입되어 방영이 되고 있군요. '정령의 수호자'로. 어... 어쩌지... 이를 어쩌지;;


뭐, 어쨌든 이 포스트에서만은 일단 '정령 지킴이'로 통일하도록 하지요.
내 블로그인데 이 정도도 맘대로 못 쓰나요(...)                   ← 좋지 않은 태도





얼마 전에 M. 나이트 샤말란의 '레이디 인 더 워터'를 뒤늦게 봤는데...
세간의 혹평과는 다르게 개인적으론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런데... 물의 정령이 지켜주는 한 사람과 강한 유대관계를 맺고, 그 외의 조력자들의 협력을 얻어
이형의 생물로부터의 위협을 극복하고 거대한 조류에 의해 하늘로 돌아간다... 라는
기본 플롯이 두 작품간에 거의 일치하고 있네요.
특히 물의 정령이라면 으례 돌아갈 때도 물 속으로 돌아갈 법 하건만, 이 녀석들은
양쪽 다 거대 조류에 의해 하늘로 운반된다 점에서 특정한 유사성이 느껴집니다.

'레이디 인 더 워터'의 본질은 결코 표면적인 이야기에만 있지 않고,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기, 이야기에 대해 이야기하기, 라는 메타픽션적 은유를 깔고 있는데,
어쩌면 그가 베이스에 깔고 있는 '스토리(여주인공 이름부터가 노골적으로 '스토리';;)'란 것은
'정령 지킴이'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라고는 하지만, 사실 그냥 해보는 소리고;
M. 나이트 샤말란이 슈퍼히어로 코믹 팬이긴 하지만, 일본문화에 심취해있단 소리는 못 들어본 것 같고,
'레이디 인 더 워터'의 원형은 취침 시간에 침대에서 딸들에게 들려주던 이야기라고 하니...
그냥 우연이겠죠 뭐, 네. 그냥 우연일 겁니다. 우연이겠지, 뭐... 우연일 거야...





그러고보면 정령 지킴이 13권을 보고서 바로 다음...은 아니고,
다다음에 본 영화가 '사일런트 힐' 이었는데 이 작품에서 보여지는
공간 지형을 공유하지만 서로 차원이 다른 두 세계... 라는 세계관은
'정령 지킴이'의 사그와 나유그... 의 설정과 일치하는군요.
뭔가 절묘한 타이밍이었습니다.

...근데 왜 아니메 포스트에서 계속 영화 얘길 하고 있는 거지......

어쨌든 차기작이 기대되는 감독이라 아니할 수 없겠습니다. 기대하고 있습니다. 흠흠.




by 충격 | 2008/07/02 18:31 | 활동화상 | 트랙백 | 덧글(7)

트랙백 주소 : http://shougeki.egloos.com/tb/1960195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Hineo at 2008/07/02 19:07
개인적으로 막판 클라이맥스인 저그...아니 라룽가 떼거리와 맞서는 마ㄹ...아니 바르사 일행과의 싸움이 좀 맥빠지게 표현된 점만 아니었다면 충분히 최고의 점수를 받았을것이라 생각합니다. 마지막화에서 미카도의 말과 챠그무가 바르사와 헤어질 때의 장면은 전율이 일었어요.
Commented by 산왕 at 2008/07/02 20:43
카미야마 켄지가 '젊은'..인가 잠시 생각해보니 더 나이많은 사람도 신진이라고 불린다는 게 생각나는군요. 인정할 수 밖에 없겠습니다(....)
Commented by 니트 at 2008/07/02 22:20
저는 원형의 알을 조류가 하늘로 옮긴다는 것을 보면서 황새가 아기를 물어준다는 그런 설화가 생각나더군요..;;;
Commented by 충격 at 2008/07/03 01:01
Hineo님> 아니... 거긴 개인적이 아니라 누가 보더라도 좀 그랬죠(...)
작화도 작화지만 각본상으로도 유일하게 지적할 만큼 어색했던 부분인데...
그 전엔 한 마리에도 상당히 고생했음에도 거기선
꽤나 손쉽게 1:1 내지는 1:다수로 버텨내는 걸로 보인단 말이죠(...)
산왕님> 원래 '젊은' 은 들어가지 않았었는데
혹시라도 '지금 ○○감독님 무시하냐능!!' 이런 분들 나오실까봐(...)
쓰고 나서 다분히 방어적으로 추가한 수식어이므로 그다지 큰 의미는 없습니다(...)
니트님> 그런 건 워낙 보편적인 부분이니까요 :)
Commented by 아스테릭스 at 2008/07/03 22:22
최종화가지 재미있게 감상했던 작품입니다^^
세계관이 인상깊었지만, 가끔 작화 상의 옥의 티가 가끔 보이더군요.
(자세한 것은 http://blog.naver.com/a1231724/120046303412 를 참조하세요^^)
Commented by 秋葉 at 2008/07/04 02:16
저도 지킴이, 혹은 지기 정도의 표현이 적당하다고 생각되네요

역시 어감 상 지킴이에 한표를^^
Commented by 충격 at 2008/07/04 08:53
아스테릭스님> DVD에선 수정되어 있습니다. (본문 하단에 참조화상 추가)
秋葉님> 흑... 애니박스 때문에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말이죠... orz orz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