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7월 30일
김기영 컬렉션 - 한국영상자료원에게 묻습니다
※ 한국영상자료원에 보이면서 질문을 하기 위한 용도를 겸하여 작성하는 포스트입니다.
얼마 전에 한국영상자료원을 통해 출시된 김기영 컬렉션을 구입했습니다.
일단 좋은 기획을 통해 좋은 영화들을 쉽게 접할 수 있게 된 것에 대해 반가움을 표합니다.
그런데... 감상을 하다 보니 조금 석연치 않은 구석이 눈에 띄어서,
다소 유감스런 맘으로 문제를 제기해 봅니다.
일단 약한 것부터.

남아있는 필름이 저것 밖에 없어서 스페인어 자막이 붙박이로 붙어있습니다.
붙박이가 붙어있는 것까진 물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소스가 저것 밖에 없다는데 어쩌겠어요. 이거라도 감지덕지지요.
그런데... 그것까진 좋은데... 붙어있는 모양새가 조금 이상하지 않습니까?

경사지게 올라가고 있다는 사실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똑바르게 표시되고 있는 한국어 sub 자막과 대조해 보시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이 두 컷만 그런 것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다 그래요.
히스패닉 쪽에선 원래 자막을 기울어지게 쓴다거나... 하는 풍습이 있을 것 같진 않습니다.
즉, DVD로 트랜스퍼를 하는 과정에서 필름이 기울어진 채 작업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듭니다.
스페셜피쳐에 수록된 다큐멘터리들 중 대조해볼 만한 인용장면이 있지 않을까 해서 찾아봤습니다.
'충녀'는 없었지만 바로 전작인 '화녀'의 스페인어 붙박이 자막 버젼이 일부 인용되어 있더군요.

이로써 최소한 '원래부터 기울여 쓰는 풍습' 같은 건 없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고려장의 한 장면을 보시겠습니다.

'충녀'의 경우 화면 오른쪽은 꽤 꽉 들어차게 되어있고,
왼쪽은 소스가 안좋기 때문인지 경계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판단하기가 쉽지 않습니다만,
'고려장'의 경우 보시다시피 윤곽이 확실히 드러나고 있는데,
잘 보시면 좌측 레터박스의 폭이 밑으로 갈수록 넓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화면이 기울어진 상태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듭니다.
그냥 제작상의 미스일 수도 있겠고,
소스 수급부터가 용이하지 않은 작품들이니만큼
어쩌면 뭔가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설령 후자라고 할지라도 그것을 만약 인식하고 있었다면,
타이틀 어디엔가에는 (이 타이틀의 경우라면 소책자가 좋겠군요)
그 사실을 명기하고 소비자의 양해를 구했어야 합니다.
즉, 어느 쪽이든간에 (원래부터 기울어져 있던 것이 아니라면)
일정 정도의 책임은 회피할 수 없습니다.
혹은 정말로 원래부터 저런 상태였다면,
그것에 대한 알림과 설명 또한 필요하지 않았을까요?
이 의문점에 대해 성의 있는 실태 파악과 답신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사실, 이 정도는 이 영화들이 이런 모습으로 되살아난 감동에 비하면야
사소한 부분이라고도 생각하고 있고 그냥 넘어갈 수도 있겠습니다만...
이어지는 두 번째 의문 때문에 굳이 이 포스트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다음 문제로 넘어가 보죠.
눈썰미가 있으신 분들은 위에 올린 스샷 몇 장을 보면서도
이미 느끼신 분들이 계실 텐데...

'충녀'를 첫감상으로 선택하고 영화를 보는데,
줄곧 화상이 좀 세로로 늘어져 보여서 집중이 되질 않더군요.
위와 같이 레터박스를 제거하고 화면비를 재어 보니...
대략 2.25:1 정도가 나오고 있었습니다.
이것은 명기된 스펙인 2.35:1 과도 약간 다르고,
세로로 조금 늘어난 화상이라는 뜻이 됩니다.
캡쳐한 스샷을 2.35:1 로 보정해 보았습니다.

아래가 2.35:1 로 보정한 이미지입니다.
DVD 수록 상태보다는 보정한 상태가 조금 더 자연스러운 것 같은 느낌입니다.
그런데 그래도 딱 맞는 것 같지는 않고 여전히 뭔가 좀 석연치 않네요.
여기서 잠시 '고려장'으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충녀' 이상으로 심하게 늘어진 것 같은 인상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수록된 상태의 화면비는 '충녀'와 마찬가지로 2.25:1 정도였는데,
마찬가지로 2.35:1 로 보정해 보았습니다.

하지만, -특히 저 꼬마아이 얼굴이 워낙 길어서인지-
아직도 너무 늘어나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워낙 옛 영화인지라 인터넷에서 관련 정보를 찾아보기 힘들었고
기록이 있다 해도 당시로서는 테크니컬한 부분에 대한 기록이 적기 때문에,
정확한 본래의 화면비를 알 수가 없었는데,
대조해 볼 화면이 있을까 싶어서 다시 스페셜피쳐로 수록된 다큐멘터리 쪽을 뒤져봤습니다.
다른 영화들은 대부분 비디오 소스 류가 많았던 듯 좌우가 뭉텅 잘려나간 화면이었습니다만,
'고려장' 만은 유일하게 시원한 와이드 화면비로 찍혀져 있는 영상이 있었습니다.

재어보니 대략 2.7:1 정도가 나오고 있었습니다.
왼쪽 위의 KOFA = 한국영상자료원 마크에서 보여지듯 이 역시
이번 DVD를 기획한 한국영상자료원 측의 자료라 생각되는데,
이것이 바로 이 영화의 본래 화면비가 아닐까? 하는 것이
제가 지금 제기하고 있는 의문의 핵심입니다.
위 쪽에 예로 들었던 스샷을 다시 2.7:1 로 보정해 봤습니다.

확실히 하기 위해 한 장 더 해보겠습니다.
이번엔 일부러 피사체가 대각선으로 찍힌 장면을 골라봤습니다.
이미지의 한 축만이 늘어날 경우 가로축 세로축의 각이 어긋나기 때문에
대각선으로 된 피사체가 가장 알아보기 쉽습니다.

중간이 2.35:1 로 보정한 이미지,
아래가 2.7:1 로 보정한 이미지입니다.
이렇게 보면 아래쪽의 2.7:1 이야말로 정상적인 사람 얼굴의
비례를 띄고 있는 것을 확연하게 알 수 있습니다.
즉, 최소한, 영상에 찍혀있는 피사체를 기준으로 봤을 때
정상적인 화면비가 2.7:1 인 것만은 거의 확실해 보입니다.
여기서 만약 원래부터 2.35:1 이 맞다는 얘기가 되려면,
개봉 당시부터 잘못 찍어서 세로로 늘어난 화면으로 상영을 해왔단 얘기가 되어야만 합니다.
만약 그런 것이라면 정확한 실태 조사 후 그런 것이라고 답변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런게 아니라면 제작상의 오류로 2.7:1 인 영화를 2.35:1 로 설정한 채 제작해 놓았고,
게다가 그마저도 지키지 못해서 2.25:1 로 만들어 놓았다는 얘기가 됩니다.
만약 정말로 이런 것이라면... 진짜 눈 앞이 캄캄해 집니다.
한국영화 보존의 제1선을 담당하는 한국영상자료원과,
국내 DVD 자체제작 업체의 터줏대감인 구 스펙트럼=현 태원 엔터테인먼트의 제작 관계자들 중에,
이걸 알아볼 눈썰미를 가진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었다는 얘기가 되니까요.
다른 건 다 제쳐두고라도 '고려장'의 세로 늘어짐만큼은 너무나 확연하게 눈에 띄는 편이고,
DVD 제작 일선에 있는 사람들이 이 정도를 알아보지 못한다는 것은 분명히 정상이 아닙니다.
만약 원래부터 길쭉하게 찍혀진 2.35:1 로 제작된 것이었다면,
그러한 사실에 대해 정확히 명기를 했어야 하고,
이 역시 제작 판매 측의 직무태만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2.35:1 에서 2.25:1 로 약간이나마 변질된 오류는 여전히 남습니다.
만약 원래부터 길쭉하게 찍혀진 2.25:1로 제작된 것이었다면?
여전히 스펙의 명기에 따른 직무태만의 문제가 남습니다.
여기서 다시 '충녀'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대각선 클로즈업 씬을 골라 보정해 보겠습니다.

가장 자연스러운 비례를 보여주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한 장 더 해보겠습니다.

뒤쪽의 패턴 장식에 한 번 주목해 봅시다.
문양에 쓰인 원이 DVD 수록 상태에서는 길쭉한 타원형이지만,
2.7:1 로 보정한 이미지에서는 거의 완전한 '원'의 형태를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저런 식의 패턴 장식이라면 보통 타원형보다는 원형을 쓰지 않을까요?
아무래도 2.7:1 쪽이 본래의 이미지가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입니다.
즉, '고려장' 뿐만이 아니라 '충녀' 또한 본래는 2.7:1 이 아니었을까 하는 의문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의문점들에 대해 한국영상자료원 측과 실제작을 담당한 태원 엔터테인먼트 측에
정확한 실태 파악과 답변을 요청하고자 합니다.
현재의 한국 DVD 업계는 워너 정도를 제외하면 거의 모든 업체가
소비자와의 소통 창구를 전부 폐쇄하고 문제 제기나 질문 사항에 대해
완전히 무시해 버리고 있는 것이 대체적인 실상인데,
한국영상자료원은 단순히 이윤만을 추구하는 업체가 아니라
한국영화계 공공의 발전을 추구하는 공공기관이니만큼 성실한 답변을 기대합니다.
이 같은 타이틀의 경우, 우수한 한국영화를 널리 알리려는 의도도 포함되어 있기에
다국어 자막을 지원하기도 하고 리젼코드를 올로 해서 제작하고 있는데,
이러한 의문점들이 실제로 제작상의 오류라면 이는 한국영화계 전체의 손실이기도 할 것이니만큼,
반드시 짚고 넘어갚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성실한 답변 부탁 드립니다.
PS1:
'고려장' '충녀' 외에 수록된 두 편 '육체의 약속' '이어도'의 경우에는
눈에 띌 정도로 이미지가 늘어나 있는 느낌은 없었습니다. ('충녀' 외에 아직 제대로 감상은 못했습니다만)
아마도 원래 2.35:1 이었을 걸로 추측합니다.
...그런데 실제 수록된 이미지를 실측해 보면 2.28~2.29:1 정도 나오는 것 같더군요.
이 정도야 충분히 원래부터 그랬을 수도 있겠는데...
위와 같은 의문점이 불거진 상황에서는 이것도 미묘한 오류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실태 파악하는 김에 이쪽도 확실히 확인해 주시기 바라겠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네 작품을 놓고 보면 뭔가 더욱 찜찜해 지는 것이...
스펙상으로는 전부 2.35:1 한 가지로 통일이네요.
각기 다른 영화들을 모아놓고서는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고,
그냥 통일 스펙으로 때려박아넣고 만든 것이 아닌가 하는 찜찜함을 지울 수 없습니다.
PS2:
얼마 전에 한국영상자료원 측에서 시네마테크 KOFA
개관행사로 김기영 감독 전작전을 했었죠.
이 DVD 역시 그 일환으로 출시된 면이 있는데...
그 때 상영된 '고려장'과 '충녀'의 화면비는 어땠는지 모르겠네요.
이 DVD를 그대로 상영했던 것일까요?
아니면 필름으로 제대로 된 상영비로?
아니면 필름으로도 잘못된 상영비로?
해당 영화 보고 오신 분 계시면 제보 바랍니다.
PS3:
한국영상자료원 측에서는 고전 한국영화의 vod 서비스도 하고 있는데...
김기영 컬렉션에 수록된 4편 중 다른 3편은 없었지만
'고려장' 한 편은 서비스 중이었습니다.

이미지 보안이 걸려있어서 큰 이미지를 가져오진 못 했습니다만,
저 작은 상태의 이미지로 측정해 보아도 대략 2.7:1 정도가 나오고 있더군요.
아마 vod로 직접 재생을 해보아도 2.7:1 영상이 나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하고 있습니다.
...추측을 하고 있다는 것은, 직접 틀어보진 않았다는 뜻입니다.
물론 이런 글을 쓰고 있는 이상은 응당 확인을 해 보고 쓰는 것이 정석이겠습니다만...
그렇다면 어째서 틀어보지 않고 있느냐? 어... 500원 유료 결제라서요(...)
아니, 500원이 뭐 그리 큰 돈이라서 아깝다는 것은 아니지만...
4만 얼마 내고 이미 DVD를 구입한 판국에,
게다가 제가 무슨 돈 받고 검수하는 검수 업체 직원도 아닌데 지금 이거 검증한답시고
몇 시간 째 낑낑대고 있는 것도 솔찬히 시간 아까워서 억울한 참에,
500원을 또 더 내주고 싶진 않아서요. 뭔가 삥 뜯기는 기분인지라... -_-;
혹시, 이 vod 서비스로 틀어보신 분 계시면 제보 바랍니다.
아울러 제보가 없을 경우는, 한국영상자료원 측에서 답변 주실 때
같이 답변 좀 주시기 바랍니다, vod 서비스 쪽은 어떤 화면비로 서비스되고 있는지.
※※ 제품에 ⓒ표기가 명확하게 되어 있지 않은데,
어쨌든 일단 제작: 태원 엔터테인먼트 제공: 한국영상자료원 임을 밝혀둡니다.
# by | 2008/07/30 19:41 | 활동사진 | 트랙백 | 핑백(1)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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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의 4:3과 5:4 비율 차이 신경쓰는 사람도 적고 말이죠)
전 조금만 이상해도 신경쓰여서 미치겠던데 말이죠.^^;
그보다도, 명색이 국립이나 그에 준하는 곳에서 하는 일이 저따위 수준인 걸 보면 좀 참담합니다...
잠시 구입보류해야겠습니다. ;;
그런데, 충격님 정말 대단해요!
DP리뷰가 올라왔을떄도 전혀 지적이 되지 않았던 부분인데...
충격님의 글들을 보면 항상 감탄 또 감탄할 따름입니다...
일단 기획하고 구성(스페셜피쳐)에는 상당히 점수를 주고 있는 터라,
심정적으로는 별로 참담해 하고 싶지 않은데 말이지요..
차라리 진짜로 피치 못할 무슨 사정이라도 있는 거였으면 좋겠... 지만... orz;;
미노님>
그래도 보류는 권하고 싶지 않네요. 출시 자체가 의미 있기도 하지만,
특히 스페셜피쳐 구성이 잘 되어 있어서 말이죠.
특히 음성해설 중에선 지금 '충녀'의 봉준호 감독 x 김영진 평론가 트랙만 들어봤는데,
봉감독 음성해설이 항상 그렇기도 하지만 굉장히 재밌어서 추천 트랙입니다.
(원래 영화 자체가 그로테스크하다면 한 없이 그로테스크한 영화이면서,
웃기게 보자면 또 한 없이 웃긴 영화이기도 한지라... 커멘터리가 재밌게 나오기에 좋은 소재죠)
도로시님>
기술적인 문제로 '일정하지 않다'고 보기에는
전편에 걸쳐 '일정하게' 기울어져 있었거든요;
여러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어느 정도 의문을 품지 않을 수가 없네요..
일단 답변을 기다려 봐야겠습니다.
자막 있는 부분은 아예 자막을 제거한다는 것 같더군요.
- 일단 한국영상자료원측의 답변을 기다려봐야겠습니다.
일단 여기 블로그 보고 구입해서 후회한적이 없기도 하고...
당시 시간에 쫓긴것도 핑계가 되겠구요, 내용적인 면만 신경쓰느라 정작 화면비에 대해서는 좀 더 세심하게 살펴보고 리뷰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충격님 덕분에 뒤늦게나마 문제점을 알게 되어 다행이네요 ^^
저도 영상자료원의 답변이 궁금해지네요.
아쉬타카님> 일단 한국영상자료원 블로그 쪽으로 알려뒀는데,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