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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푸 팬더 2 - 모든 면에서 전작에 미치지 못 하는 -

(별점은 TTB 시스템상 붙는 것일 뿐, 여기서는 별점평가하지 않습니다)



쿵푸 팬더 - 마음만 다잡으면... 노력에는 가치가 없냐?


전작 공개 당시에 적었던 위의 글을 보면 이러쿵 저러쿵 불만을 늘어놓긴 했습니다만,
그건 영화가 견지하는 세계관에 근본적으로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 있었을 뿐으로,
영화 자체는 분명히 재미있었습니다. 이야기에 빠져들게 하는 흡인력도 충분했고요.

반면, 2는 몰입할 수 있는 여지가 너무 적다고 생각합니다.
별다른 드라마를 구축하지 않고 전작에서 잡아놓은 캐릭터만을 밑천 삼아
시작하자마자 일단 미션부터 주어진 후, 액션과 상황 위주로 끝까지 굴러가는 식인데요.
보고 있으면 그냥저냥 재밌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 같기도 하지만 그냥 그뿐으로,
저로서는 끝날 때까지 그냥 그런가 보다 하면서 화면을 쳐다보고 있었을 뿐
한 순간도 이야기에 빠져들 수는 없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절로 몸에 힘이 들어가고, 주먹을 불끈 쥐게 만드는, 그런 감각이 전혀 없었다는 얘기죠.

물론 요즘은 영화 전체를 거의 액션 씨퀀스의 연속으로 구성하면서도
동시에 번듯한 내러티브를 구사하는 영화들이 종종 있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본 얼티메이텀 이후로 이런 스타일을
의식적으로 추구하는 영화들이 늘지 않았나 보고 있습니다),
본작은 그런 얘기를 할 만큼 충분한 드라마를 직조하지 못 하고 있다고 봅니다.

중심 드라마의 소재로 기껏해야 포의 출생의 비밀 정도를 사용하고 있는데,
전작에서는 시치미 뚝 떼고 거위 아빠와 팬더 아들이 호부호자를 하고 있으니 오히려 흥미로운 데가 있었지만,
밝히고 보면 뻔할 뻔자인 이야기로 의외스런 구석이 하나도 없어서 그다지 흥미롭지 못 합니다.
취향 나름이긴 하겠지만, 저로서는 이쪽 소재는 아예 사용하지 않고
시리즈 마지막까지 시치미를 뚝 떼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당초부터 시리즈로 기획된 프로젝트임에도 불구하고,
일단 성공한 캐릭터를 썩히기 아깝다는 이유로 급조해서 만든 속편인 것 같은 인상이었네요.

액션 연출에 있어서도 전작에는 크게 미치지 못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물량은 많고 뭔가 아기자기하게 잔뜩 나오기는 하는데, 한방이라 할 만한 게 없습니다.
전작은 마무리 부분이 조금 싱겁기는 했지만,
타이렁의 탈옥 씬으로 대표할 만한 빛나는 씨퀀스들을 다수 가지고 있었죠.
정말 보기만 해도 주먹이 불끈 쥐어지는 익싸이팅함이 있었는데,
이번 작에서는 어디서도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없었습니다.

매력적인 악당의 부재도 전작과 비교되어 아쉬운 부분입니다.
스타워즈에서 직수입한 듯한 냄새가 조금 난다는 점에만 눈을 감아 준다면,
전작의 타이렁은 무척이나 매력적인 캐릭터였습니다.
제가 전작의 가치관에 대해 찝찝함을 느꼈던 것에는,
타이렁의 캐릭터가 그만큼 매력적이었다는 것에 대한 반작용이란 측면도 크게 작용하고 있었고요.
그에 비해 본작의 셴은...... 별로 뭐라 쓰고 싶지도 않네요.

유머 또한 전작만 못 한 것 같습니다.
그때그때 다르기야 하겠지만 제가 본 회차에서는 옆에 한 커플만 가끔 피식피식할 뿐,
단 한 번도 객석에서 큰 웃음은 터지지 않더군요.
개인적으로는 딱 하나 "My old enemy..." 씬 정도가 재미있었는데,
이마저도 예고편에 이미 나왔던 거라서 극장에서 볼 땐 웃을 꺼리가 없었습니다.

이러저러해서 제가 보기엔 모든 면에서 전작에 미치지 못 하는 속편이란 판단입니다.
누가 볼지 말지 개인적으로 조언을 구한다면 "꼭 볼 필요는 없음" 정도로 답할 것 같네요.
'캐리비안의 해적 4 : 낯선 조류' 랑 얘기가 비슷해지는데,
보러 가실 분들은 그냥 전작의 캐릭터들이 벌이는 새로운 에피소드를 하나 보러 간다는 정도로 생각하시고,
전작에 준하거나 그 이상의 기대를 품으셨다면 기대치를 좀 깎아 두시길 권장하고 싶습니다.




ps1:
사실 영화보다 영화 끝나고 스태프롤 나올 때 뒤에서 들려온 어떤 여성분의 한 마디가 더 재미있었습니다.
"저 (점쟁이) 할머니가 원흉이야, 원흉과연, 그렇습니다.
사실 전작에서도 우그웨이 대사부가 제일 문제였었죠(...)
전작에 이어 본작에서도 여전히, 저로서는 이 영화의 운명론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의 유형 중에 하나가 '운명에 거스르는 자유의지의 이야기' 이기도 한데,
이 시리즈는 정확히 그 대척점에 서 있습니다.

ps2:
일단 사기 시작한 건 웬만하면 계속 사는 편이지만, 이번 편은 나중에 소프트가 나와도 사지 않을 듯 합니다.
나중에 3편 이후가 다시 만족스럽다면 채워 넣기 식으로 사게 될 가능성은 있겠습니다만.

ps3:
아, 3D 는 그게 효과적으로 쓰이고 있는가는 일단 차치하고라도, 입체감 자체는 아주 훌륭했습니다.
과연 드림웍스랄까요. '드래곤 길들이기'의 기술력이 어디 가는 게 아니겠죠.

ps4:
'드래곤 길들이기'의 속편이 이런 식으로 나오지는 않기만을 진실된 마음으로 간절하게 바랍니다으아아아......








by 충격 | 2011/05/27 01:18 | 활동사진 | 트랙백(2) | 핑백(1) | 덧글(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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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잠보니스틱스 at 2011/05/31 05:32

제목 : 쿵푸 팬더 2
-용의 전사도 속편의 딜레마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전편이 호들갑스런 비만 팬더라는 주인공의 속성과 쿵푸라는 소재의 갈등으로 인해 빚어지는 의외성과 그 갈등을 극복하는 데서 얻을 수 있는 카타르시스를 극한까지 끌어올려 신선한 느낌을 준 데 비해, 여기서는 이미 그러한 신선함이 당연한 것으로 자리잡은 상태에서 이야기가 시작되므로 어떻게 새로운 무언가를 보여줄 것인가 여러모로 고민한 흔적이 드러난다.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문파 내부의 감정싸움을 ......more

Tracked from 영화중독자 칼슈레이 :.. at 2011/06/15 10:26

제목 : 쿵푸 팬더 2 - 무협 영화에의 서양풍 오마주
[쿵푸 팬더2, Kung Fu Panda 2, 2011] &nb......more

Linked at 임시 개장 : 엑스맨: 퍼스트.. at 2011/06/03 22:21

... 헐크에 기대고 있는 지점이었죠. - 올해 속편 블록버스터 영화의 트렌드는 극과 극인건가 싶기도 합니다.미진한 결과물을 보여준 '캐리비안의 해적: 낯선 조류' 와 '쿵푸 팬더 2' 와는 대조적으로,'분노의 질주: 언리미티드' 에 이어 시리즈가 통산 5번째 작품에 이르러 제일 재밌는 영화가 또 나와 버렸습니다.물론 이 경우는 앞서 말 ... more

Commented by EST at 2011/05/27 01:55
쿵푸 팬더가 재미있는 작품임에는 틀림없지만, 충격님이 말씀하신 '이 작품의 운명론'은 확실히 사람을 불편하게 만듭니다. 전작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타이렁에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했던 것만 봐도 그렇고...

드림웍스가 상대적으로 캐릭터에 대한 의존도가 좀 높긴 합니다. 가만보면 한 작품에서 괜찮은 세계관과 캐릭터를 구축해 놓고 오로지 거기에 기대어 이야기를 불려 나간다는 약점이 있는데, 말씀하신 것 처럼 <드래곤 길들이기>는 제가 드물게 아끼는 드림웍스 작품인지라 안일한 속편이 만들어지지 않길 바래봅니다.
Commented by 충격 at 2011/05/29 06:57
사실 저도 쿵푸 팬더는 어떻게 되든 크게 상관은 없는데;;
드래곤 길들이기가 망가지면 끝장 우울할 듯요...
그래도 이쪽은 일단 원작 소설이 있기는 하니 저런 식으로 굴러가진 않을 거라 믿어 봅니다.
Commented by 가라나티 at 2011/05/27 07:38
글쎄요..이 작품의 장르가 '무협'이라고 한다면 그 '운명론'이 그렇게 거슬릴 것 같지는 않습니다만..
Commented by 충격 at 2011/05/29 06:57
장르에 따라 가치관을 바꿔야 할 의무는 없습니다.
Commented by 칼라이레 at 2011/05/27 08:31
동양 무협의 묘를 제대로 표현하고 있는 수작이지만, 뭐 거슬리는 사람에게는 충분히 거슬릴 수 있지요.
Commented by 충격 at 2011/05/29 06:57
네.
Commented by 루필淚苾 at 2011/05/27 08:39
뻔한 출생의 비밀도 그렇고, 셴의 포스가 전작의 타이렁에 못 미친다는 점이 가장 아쉬운 부분입니다. (사실, 그만한 캐릭터로 왜 그 정도 얘기밖에 만들어내지 못하는지 심히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좀더 치밀하고 권모술수에 능한 캐릭터였더라면 혹은 허를 찌르는 반격이라도 보여줬더라면 식상한 스토리를 보완해주렸으련만...)

또한 모든 것이 운명대로, 예언대로 된다는 이야기 역시 그리 좋아할 수 없고요. 스케일은 커졌지만 전작처럼 임팩트 강한 장면이 없어요... ㅜ.ㅜ 이번 속편의 대규모 전투씬보다는 전작의 타이렁 감옥 탈출씬, 시푸 사부와의 수련씬에서 오는 임팩트가훨씬 강했어요.
그냥 화려한 CG와 포의 어린 시절 모습을 본 것에 만족할 생각입니다.
Commented by 충격 at 2011/05/29 06:59
사실 전작에서 타이렁의 최후를 명징하게 그리지 않았기 때문에 다시 나올 법도 한데...
언제쯤 다시 나올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3? 4? 5? 6?
Commented by 450 at 2011/05/27 10:04
그래도 캐리비안 해적에 비하면 나름 재밌었던거같은데요..

문제는 예고편에 너무 싸질러놔서..완전 예고편이스포..;


그리고 시리즈에서 나오는 운명론은 아마도

이 쿵푸팬더 작품 자체의 큰 흐름 같은 생각이. 뭔가 어렴풋이 드는..

이후 속편을 염두해둔 계산아닌가 싶기도하구요

아니면 GG

아무튼 저는 2편도 꽤 재밌었던같네요..뭐.. 비슷한느낌이였는네

같이 본 친구들은 둘다 2편이 더 재밌다고 하더라구요..

Commented by 충격 at 2011/05/29 07:01
속편에서도 아마 계속 이러겠죠.
Commented by 詩人 at 2011/05/27 16:45
전 별 생각없이 봐서(...) 무척 재미있게 봤습니다. 액션 스케일도 전작보다 커졌고, 이것저것 펑펑 터지고 박살나니까 신나더라구요(-_-).

아 물론 마지막 포의 '무상전생'은 좀 피식하긴 했지만(...).
Commented by 충격 at 2011/05/29 07:02
재미있게 보신 분들도 많으시니까요.
Commented by 후아 at 2011/05/27 19:54
외국사이트에서 상당히 재밌는 글을 봤는데 한국 출신 감독들은 영화망치는데 뭐 있다라는 글이더군요 ;;;;;;뭐 여성감독 국적은 미국인 이지만.....이상하게 수긍이 가는글이더군요;;;;;;;;;
Commented by 충격 at 2011/05/29 07:02
아마 심모 감독 때문에 그런 글이 나오지 않았을까 싶네요(...)
Commented by 새누 at 2011/05/27 20:09
근데 마지막에 포우가 셴을 끝장내지 않은건 셴에게 선택의 기회를 줬는데 그걸 걷어차버린건 셴이고.. 하지만 그건 운명대로 만들려고 하는 드림웍스 잘못인가(...)
Commented by 충격 at 2011/05/29 07:03
하여간 1편의 그와 2편의 그녀가 원흉들입니다(...)
Commented by 잠본이 at 2011/06/02 21:45
http://www.realfolkblues.co.kr/1493
쿵팬의 운명론에 대한 흥미로운 고찰이...
Commented by 충격 at 2011/06/03 00:37
그냥 영화 보면 나오는 것 외에 딱히 새로운 얘긴 없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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