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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x) : Hot Summer - 함수의 과학 -

1.

f(x) 가 정규 1집의 리패키지 앨범을 내놓으며 'Hot Summer' 로 후속곡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f(x) - Hot Summer

1분 미리듣기 위젯.



2.

가사가 난해하다는 반응이 가끔 보이는 것 같던데...
솔직하게 가감없이 말하자면, 아무 생각 없이 그냥 관성으로 반응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예전 타이틀곡들이 좀 그랬지만, 이번 곡은 사실상 '전혀' 난해하지 않거든요.
대부분의 가사는 그냥 읽히는 대로, 곧이곧대로 이해하면 그뿐입니다.
다만, '병맛이다 ㅋㅋㅋ' 정도의 반응을 불러올 수 있는 가사가 한 두줄 존재하고 있을 뿐이지요.

해당하는 구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땀 흘리는 외국인은 길을 알려주자
너무 더우면 까만 긴 옷 입자

한 줄씩 살펴보도록 하죠.



3.

땀 흘리는 외국인은 길을 알려주자

이것도 사실 개인적으로는 '문제될 법한 가사' 축에도 끼워 넣고 싶지 않은데...
이게 진심으로 이상해 보이신다면 지나치게 상상력이 결여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 봐야 하지 않을까요?
뻔한 시츄에이션이잖아요.
뜨거운 태양빛이 쨍쨍 내리쬐는 한 여름의 거리,
땀을 뻘뻘 흘리며 길을 못 찾아 헤메이고 있는 외국인.
계속 헤메이고 다니면 계속 더울 테니까, 친절하게 길을 알려줍시다, 라는 내용일 뿐이죠.

게다가 이걸 부르고 있는 게 누구?
f(x) 입니다. 함수입니다.
멤버 5명 중에 2명이 외국인인 함수란 말이죠.
한국 처음 왔을 때 생각도 나고 얼마나 절절하겠어요, 그쵸? (아님 말고...)

이쯤에서 깨알 같이 성실하게 빅송의 코멘트를 첨부.

from 2011.06.17 뮤직뱅크 ⓒ2011 KBS



4.

너무 더우면 까만 긴 옷 입자

'병맛이다 ㅋㅋㅋ' 라는 반응을 불러오는 주범으로서 핵심적인 파괴력을 갖고 있는 문구.

모두들 아시다시피 검은 색은 빛을 흡수하여 열을 올리는 역할을 합니다. 상식이죠.
게다가 긴 옷이라니. 아니, 함수 양반, 이게 무슨 소리요, 긴 옷이라니.
'Hot Hot 너무 더워' 를 노래하고 있으면서 이게 뭐야 ㅋㅋ, 라는 반응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쪄 죽을 것 같은 이미지가 바로 연상되니까요.

그런데, 사실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실은 검은 옷을 입으면 오히려 시원해질 수가 있는 것입니다.
힌트는 '긴 옷' 입니다. 가사에 나오지 않은 부분을 좀 더 정확하게 묘사하자면 '(헐렁하고) 까만 긴 옷' 입니다.

사막에서 생활하는 아랍계 사람들의 이미지를 한 번 머릿속에 그려보세요.
흰 옷을 입는 사람들이 물론 더 많습니다만,
검고 긴 옷을 입은 사람들의 사진 같은 것 또한 본 적이 있으실 겁니다.
종교나 풍습 때문에 노출을 억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고요?
그렇다면 그냥 긴 옷만 입으면 됩니다. 굳이 '검고' 긴 옷을 입을 필요는 없지요.
그런데도 개중에는 '일부러' '검은 옷' 을 입는 풍습을 지닌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를테면 베두인족 같은 경우가 그러하죠.

이들이 일부러 검은 옷을 입는 데는 합당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게 더 시원할 수가 있기 때문이죠.
뜨거운 태양이 작렬하는 사막에서 헐렁하고 검고 긴 옷을 입으면 과연 어떠한 현상이 발생할까요? 따져 봅시다.
우선 앞서 언급한 대로 검은 옷이 태양빛을 그대로 흡수합니다. 그럼 옷 안의 온도가 올라가겠죠.
몸에서는 땀이 나고, 헐렁한 옷 내부의 공기는 바깥에 비해 6도 정도가 상승한다고 합니다.
자, 그럼 이 높은 온도의 공기는 어떻게 될까요? '헐렁한' 옷의 윗부분으로 빠져나가게 됩니다.
그리고 역시 '헐렁한' 옷의 아랫부분으로는 바깥의 6도 낮은 공기가 흘러들어오게 됩니다.
사람 하나를 중심으로 공기의 순환, 소규모의 대류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죠.
즉, 바람이 통하고 있는 겁니다. 그럼 어떻게 될까요? 높은 온도로 인해 흘린 땀을 식혀주는 효과를 갖게 됩니다.
땀이 식으면 어떻게 되죠? 물론 몸의 열을 앗아가는 효과를 갖습니다.
이렇게 해서 헐렁하고 검고 긴 옷은, 고온의 환경하에서 오히려 시원해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자연 현상을 이용한 일종의 개인 에어콘인 셈입니다. 이런 게 바로 '생활의 지혜' 라고 할 수 있겠죠.

이렇듯 너무 더우면 까만 긴 옷 입자 라는 제안은,
더위를 물리치는 적절한 솔루션으로서 기능할 수가 있습니다.

이 가사, 비웃으면 절대 안 된다니까요.
이건 정말, f(x) 의 역사상 가장 합리의 철벽으로 무장한, 과학 돋는 가사 인 거란 말입니다!!!



5.

...... 라는 얘기를 그냥 한 번 해 봤어요. 실상은 나도 몰라옄 ㅋㅋㅋ.
아니, 저런 원리가 있다는 얘기는 사실 맞고요. 사실인데.
켄지가 진짜 저런 생각으로 저 가사를 쓴 건지는 나도 모른다고요.
켄지가 켄지를 알지도 모르겠는데, 내가 켄지를 어떻게 알아여... 그렇잖아여... ㅋ
내가 무슨 어디 보자 읽어보자 켄지 맘을 털어보자
켄지 머리 속을 스캔해 징징윙윙 해 본 것도 아닌데.

어쩌면 정말 저런 뜻으로 쓴 것일 수도 있겠고,
그냥 단순하게 이열치열이란 뜻으로 쓴 것일 수도 있겠고, 아니면...

후렴에 보면 'Hot Hot 너무 더워' 의 대구로 의미심장한 구절이 있기도 합니다.
한 번 볼까요?

Hot Summer Ah Hot Hot Summer
Hot Summer Ah Hot Hot 너무 더워
Hot Summer Ah Hot Hot Summer
Hot Summer Ah Hot Hot 이게 제맛

보셨죠? ㅋㅋㅋㅋㅋ
너무 더운데 '이게 제맛' 이래잖아요.
어쩌면 이 곡의 화자는 그냥 쪄 죽을 듯이 너무 더운 게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미x 년' 일 뿐인 것일 수도 있습니다. ㅋㅋㅋㅋㅋ

아... 아무리 그래도 함순이들이 부르는데 '미x 년' 은 너무 했나...
그냥 'x태' 로 타협을 봅시다.
...... 타, 타협을 봤는데 순화된 것 같지가 않아!!! ㅜㅜㅜㅜ



6.

개인적으로 이 곡의 가사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매우 평범하게도

얼음을 깨문 입 속
와작 얼얼해
하늘은 파랗다 못해
투명해져

이 부분입니다.

이 부분은 이 곡에서 총 3번이 나오는데,
첫 번째는 크리스탈이 부르고, 두 번째, 세 번째는 루나가 부르고 있습니다.

f(x) 의 보컬 라인은 기본적으로 루나와 크리스탈의 양강 체제이긴 합니다만,
사실상 루나와 크리스탈 사이의 갭은 꽤 큽니다.
지금 크리스탈이 가진 역량으로는 루나를 쫓아올 수가 없죠.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파트를 노래하는 데 있어서는
개인적으로 크리스탈 쪽의 음색이 더 마음에 듭니다.
꽉 들어차 묵직하게 다가오는 루나의 보이스 컬러보다는,
여름날 불볕 더위에 시원하게 들이키는 톡 쏘는 소다수와 같은 청량감이 전해지는 듯한
크리스탈의 음색이 가사와 더 어울리는 느낌이 들어서요.
심지어는 이름까지도 어울리지 않습니까? 파랗다 못해 투명해지는 정수정, 크리스탈.

크리스탈로 잇고 루나로 마무리하는 f(x)의 정석적 보컬 운용에 얽매일 것 없이,
이번 곡에선 크리스탈로 한 번 밀고 나가 봤으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이번엔 엠버도 보컬 파트가 있던데 말이죠.
엠버 보컬은 기존에도 소수 있긴 있었지만, 타이틀곡 중에선 없었으니.
뭐... 이제 와서 얘기해 봤자 지나간 버스입니다만.

......그나저나 이번 안무에서 크리스탈의 센터 마무리 포징은 좀 예술인 듯.
라인이 장난이 아니예요... 과연 김연아가 감탄한 피겨 체형의 소유자...... ㄷㄷㄷ



7.

곡은 Thomas Troelsen 의 곡으로, f(x) 의 'Nu 예삐오' 를 비롯해
꾸준히 SM 과 연을 맺고 있는 작곡가이긴 한데...
곡이 신곡은 아니고 2007년에 발표된 곡을 가져 왔네요.
원곡은 독일의 3인조 여성 그룹 Monrose 가 불렀습니다.

이왕이면 신곡으로 좀 뽑아주지 하는 생각도 강하게 듭니다만,
전부터 함께 작업을 해 왔던 작곡가의 곡인 만큼
함수하고 색깔은 썩 잘 매치된 것 같아 그나마 다행이네요.



8.

와...... 정규 1집 안 사서 진짜 천만다행...
샀으면 지금쯤 리패키지를 바라보며 포풍 피눈물을...
또르르 눈물이 흘러간다 또르르 또르르르
소리 없는 아픔을 이기지도 못한 채...
파르르 손끝이 떨려온다 파르르 파르르르
비어버린 지갑을 기억하나 봐...... ㅠㅠㅠㅠㅠㅠㅠㅠ (feat. 지연)

뭐... 늘상 있는 일입니다만, 잠깐 방심하면 또 깜박 하는 게 리패키지라서...
어쨌든, 나중에 사게 되면 리패키지로 사야겠네요.
요즘 여유가 별로 없다 보니 그냥 디지털 음원으로 듣다가 넘어가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음...

에프엑스 (f(x)) - 1집 Hot Summer [Repackage] - 10점
에프엑스 (f(x)) 노래/SM Entertainment
(별점은 TTB 시스템상 붙는 것일 뿐, 여기선 별점 평가 하지 않습니다)

음반으로 구입하실 분들을 위한 TTB 링크.
비록 나는 사지 않을지언정, 남들을 지르게 하리라...... 허, 헠;;; -_-;;;

정규 1집이 고스란히 포함되어 있으니, 정규 1집 구입자 입장이라면 꽤나 껄끄러운 존재가 되겠습니다만,
정규 1집을 구입하지 않았다면 사실 돈 아까운 음반이 되지는 않을 겁니다.
정규 1집 자체가 워낙 완성도가 높은 편이죠. :)







by 충격 | 2011/06/18 16:56 | 잡덕의 품격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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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즈라더 at 2011/06/18 21:22
아.. 이 철두철미한 고증정신과 과학적 고찰에 추천 이외에는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ㅅ-!!

뭐... 노래는 여러차례 리메이크 될 정도로 보편적인
노래라고 할 수 있겠는데, 한국에서는 의외로 안 통하는
느낌이라 아쉽습니다. 아니.. 에프엑스가 불렀기 때문인가..?

에프엑스가 이렇게 무난한 곡을 가져오다니!
라는 생각에 패스를 외치는 한국 대중들의 모습을
보고 있는 걸지도....
Commented by 충격 at 2011/06/19 20:16
- 그러나 반응이 별로 없으니 전 의기소침할 뿐이고...
- 안 통할까요? 디지털 음원 차트로는 지금도 거의 1, 2위 지키고 있던데요.
'별빛달빛' 도 1위를 하는 판국에(...) 안 통할 건 없을 것 같습니다. 웬만큼 하지 않을까요.
Commented by 루드-♪ at 2011/06/19 01:38
크리스탈 음색 빨이... 甲이죠.

사실 f(x)가 ;;; 1집 리팩전에 확 떠서 그렇지 은근 잠수함이었는데..이번 곡도 평타는 치는거 같은데.
(좋아하는 좋아하는 아이돌이란 느낌?)
그런데 어휴..이번 리팩은 좀 부담스럽긴 해요. 1집 산사람은 눈물흘립니다. (설리 포스터가 있는건 좋지만...)
Commented by 충격 at 2011/06/19 20:18
- 개인적으로는 평소에 크리스탈 음색을 딱히 더 선호하는 편은 아닌데,
저 부분은 크리스탈 쪽이 좋네요.
- 웬만큼 할 거라 봅니다.
- 1집 구입에 애도를 표합니다(......)
Commented by 김려나 at 2011/08/06 13:52
크리스탈 언니제가 요즘 김여아 키스&크라이존을보는데거기에서
동훈오빠와함께서커스하는장면이너무아름다웠습니다.

빅토리아언니 닉쿤오빠와같이있는것이너무멋잇어요.
대박나세요.
저번에 크리스탈언니 가 실신했다면서 괜찬아요 걱정이되요.
루나언니 운동을잘하시네요 부럽다.
설리언니 너무 예뻐요 엠버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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