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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산개 - 기이하게, 재미나게, 신선하게 -

(2011.09.09. 추가 수정)

DVD 프리오더가 시작되었기에 TTB 링크 추가해 놓습니다.
KD미디어 답게 언제나처럼 선착순 싸인판 행사도 실시 중.
(감독과 주연 두 사람 중 랜덤)
현재 이 글을 수정하고 있는 시점에서 유효합니다.

풍산개 (2disc) - 10점
전재홍 감독, 김규리 외 출연/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블루레이가 아닌 것이 아쉽긴 하지만......
싸인판 행사도 있고 하니, 저도 일단 주문은 넣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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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산개 - 10점
전재홍
(별점은 TTB 시스템상 붙는 것일 뿐, 여기서는 별점 평가하지 않습니다)


김기덕 스타일의 아트무비와 남북 분단상황을 소재로 한 첩보액션의 만남. 이 조합에서 가장 먼저 연상되었던 영화는, 아직 기억이 새록새록한 조 라이트의 '한나' 였다. 하지만, 그 결과는 달랐으니... 결과적으로 그리 만족스럽지 못했던 '한나' 와 달리, '풍산개'는 당초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만족스러웠다. '한나'가 도중부터 자기색에 심취한 나머지 대다수의 관객들을 내려놓고 홀로 내달리는 영화였다면, '풍산개'는 자기색을 간직하면서도 마지막까지 대중영화의 결을 놓지 않으며 강한 흡인력을 발휘한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대중성' 이라는 것이, 만인이 환호하는 여름 블록버스터의 쾅쾅 터지는 그런 스타일까지를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서도)

영화는 남북을 오가며 이산 가족의 유품이나 편지, 영상 등을 전문적으로 배달하는 일을 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주도면밀하게 준비해서 조심스레 시도해도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인데, 3시간만에 왕복으로 휴전선을 넘나들며 질주하는 트랜스포터의 이야기라니. 어떻게 이런 소재를 떠올렸는지, 참신한 발상에 탄성을 내지른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한 의뢰로 유품 배달과 함께 한 남자 아이를 데리고 돌아온 그에게, 이번엔 성인 여성을 데리고 와 달라는 의뢰가 들어온다. 우여곡절 끝에 여성을 데리고 돌아오자, 여기서부턴 찌질찌질 열매를 먹은 듯 대단히 찌질한 치정극이 펼쳐지기 시작한다. 3시간만에 휴전선을 넘나드는 트랜스포터의 이야기도 흥미로웠는데, 3시간만에 휴전선을 넘나드는 트랜스포터의 이야기와 찌질찌질 3류 치정극의 조합이라니. 여기서부터 일부 적응하지 못 하고 떨어져 나가는 관객이 발생하겠지만, 나로서는 다시 한 번 탄성을 내지른다.

그런가 하면 영화는 어느샌가, 체제에 이용만 당하고 버려지는 개인의 모습을 반복적으로 집요하게 제시하며, 개인 사업(?)을 넘어선 체제간의 첩보 액션활극과 그 사이에 끼어 버린 짧지만 강렬하고 처절한 로맨스를 보여준다. 죽음의 문턱 앞에서, 처음으로 서로를 갈구하는 그 씬은 특히 인상적이다. 이쯤 되면 일일이 탄성을 내지를 것도 없다. 이 영화는 원래 이런 영화인 것이다.

비극적인 사랑은 이내 복수극으로 전환되는데, 보통의 영화라면 주인공의 통쾌한 액션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발산할 이 대목에서, '풍산개'는 전혀 다른 유니크한 해법을 제시한다. 잔혹하지만, 함축적인 메시지와 풍자적인 유머를 함께 담아낸다. 메시지의 전달 방식이 너무 투박하지 않느냔 의견도 있겠지만, 다분히 의도적이며, 애초부터 다분히 그런 요소를 가지고 있기도 하지만, 이즈음에 이르면 완연한 블랙코미디의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이 부분의 기조 변화에 있어서도 역시나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관객들이 있겠지만, 이런 면모야말로 '풍산개'를 여타의 흔한 영화들과 같아지지 않게 하는 차별적인 지점인 것이고, 신선할 정도여서 오히려 재미있다.

'풍산개' 는 기이한 영화다. 기본 설정을 비롯해서 곳곳에 비현실적인 요소가 자리하고 있고, 종종 기이한 정서를 불러일으키며, 이야기는 장르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분방하게 이곳 저곳을 넘나든다. 마치 장대 하나로 자유롭게 남북을 넘나드는 '풍산개'의 주인공 그 자신처럼. 이런 식의 분위기 변화에 적응이 되지 않는 일부 관객에게 이 영화는 그저 실소를 자아내게 하는 어이없는 영화에 불과할 수 있기에, 어느 정도 사람을 타는 영화가 될 것임은 자명할 것이다. 다만, 그 정도는 과거의 김기덕표 영화들에 비해 비교적 적은 편이 되지 않을까 싶고, 개중에 비교적 대중적인 영화로 자리매김할 듯 싶다. 그만큼 이 영화에는 신선한 발상과 흥미로운 이야기, 배우들의 호연과 액션, 유머 등 대중적인 흡인력을 발휘할 만한 장치들이 고루 갖춰져 있다. 아트무비로서 자기색을 갖추는 정도와 대중영화로서 재미를 갖추는 정도의 배합비율이 무척 뛰어나단 얘기다. 이건 다분히 내 취향에 근거하는 평가이긴 하겠지만, 상당히 이상적인 배합비율이라 생각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본격적인 상업 오락영화들만큼의 흥행을 기대하긴 어렵겠지만,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노개런티로 참여했고 제작비가 고작 2억에 불과한 영화이니, 어느 정도만 사람이 들어도 썩 괜찮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추후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정당한 수익을 분배받을 수 있기를 기원하며, 이 영화, 추천한다.



ps:
김기덕 감독이 제작/각본을 맡고 '영화는 영화다' 의 장훈 감독이 준비하다가
'의형제' 로 튀어버린 그 유명한 사건 이후로, '아름답다' 의 전재홍 감독이 연출을 맡아 완성한 영화다.
김기덕 본인이 연출한 영화가 아닐까 싶을 만큼 김기덕스러운 결이 살아있으면서도,
실제 김기덕 영화보다는 한결 편하고 대중적인 느낌의 영화라 할 수 있겠다.
기존의 김기덕 영화를 리트머스 삼아 관람 추천층을 가늠해 보자면...
기존의 김기덕 영화를 몇 편 봤지만 무슨 얘길 하고 싶은 건지 도통 모르겠고
하나도 재미가 없었다는 정도의 관객이라면 일단 피하고 보는 편이 안전할지도 모르겠고,
잘은 모르겠지만 볼만은 했다 정도의 감상만 되더라도 '풍산개'는 재미있게 보는 관객이 꽤 많을 듯 하다.
기존의 김기덕 영화를 원래 재미있게 보던 관객이라면 물론 말할 것도 없이 추천.

ps2:
윤계상의 연기력에 대해 다시 봤다는 반응들이 꽤 보이는 것 같은데,
나로서는 '발레 교습소' 때부터 줄곧 윤계상 연기 괜찮다는 주장을 해 왔던 터라 새삼스럽지는 않다.
'발레 교습소' DVD에 수록된 커멘터리 중에 오동진 기자가 '아이돌 출신이라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는데,
직접 보고서 놀랐다, 진정성 있는 연기가 좋았다' 라는 뉘앙스로 칭찬했던 것도 기억에 남는 코멘트.
...그런 것 치고는 그 이후로 그간 그가 주력해 왔던 드라마 중에 단 한 편도 본 것이 없고,
영화 출연작 중에도 '비스티 보이즈' 한 편만을 더 봤을 뿐인지라, 그간의 표본이 턱 없이 부족하긴 하지만.
연기자로서의 윤계상은 기본적으로 꽤나 맘에 들어하고 있는데,
작품 고르는 것 중에 딱히 끌리는 게 없어서 볼 기회가 잘 없었다.
최근의 히트작인 '최고의 사랑' 은 관심이 좀 있어서 언제 한 번 볼까 생각하고 있는 정도.
어쨌든, '발레 교습소' 도 무척 좋은 영화라 생각한다. 묻어가면서 이것도 괜히 한 번 추천.
평소부터 청춘영화가 취향이신 분들에게 특히 권한다.

ps3:
평소 사전 정보를 잘 챙기지 않는 타입이고, 이번에도 그냥 봤는데,
엔딩롤을 물끄러미 보고 있다가 오다기리 죠의 이름이 올라가는 걸 발견했다.
역할명은 '북한군 1' 이었는데, 까메오로 잠깐 등장한 모양.
미리 알고 가시는 분들은 한 번 찾아 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예측불허' 라는 표현은 이 영화의 개성과 재미 요소를 잘 드러낸다.







by 충격 | 2011/06/24 13:07 | 활동사진 | 트랙백(1)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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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임시 개장 at 2011/10/10 19:50

제목 : 풍산개 DVD 에 대해 몇 가지.
풍산개 - 기이하게, 재미나게, 신선하게 -↑ 영화 자체에 대한 이야기는 개봉 당시에 적었던 이쪽 포스트로.풍산개 (2disc) - 전재홍 감독, 김규리 외 출연/KD미디어(케이디미디어)(별점은 TTB 시스템 상 붙는 것일 뿐, 여기서는 별점 평가하지 않습니다)위 트랙백 쪽에도 링크 추가하고 적어 놓았었지만,10월 9일 이 글을 작성하고 있는 현재 시점에서도 선착순 싸인판 물량이 유효한 상태입니다.요즘은 출시 후까지도 선착순 싸인판 물량이 몇 ......more

Commented by 복숭아 at 2011/06/24 13:27
어제 극장 분위기가 빵빵 터지는 분위기였어요.

저도 앤간하면 소리내서 안웃고 싶은데 막 크크크 거리기도 하고

그나저나 김기덕 영화 여자들은 참 ...

오다기리죠 !!! 발견해보고 싶지만 두번은 못보겠어요 아오 ㅎㅎ
Commented by 충격 at 2011/06/25 17:28
전 보통 사람 없는 시간대에 봐서,
집중은 잘 되는데 사람 많을 때의 평균적 분위기는 체크가 안 되네요. ^^
Commented by 즈라더 at 2011/06/24 17:08
고문씬이 강력하다던데..
한 번 보러갈까나~~
Commented by 충격 at 2011/06/25 17:30
영화 자체를 많이 안 보거나, 많이 보더라도 쎈 영화를
잘 안 보는 사람이면 그런 소리가 나올지 모르겠는데,
저희 같은 부류에겐 사실상 아무것도 아닙니다. 별 거 안 나와요(...)
Commented by 폐강과목 at 2011/06/24 17:16
저도 발레교습소에서 윤계상 보구 꽤 괜찬다 느꼈었는데 이후 윤계상에 맞는 작품이 없었던거 같아 아쉬웠던(?) 참이었는데 이번 작품은 윤계상과 잘 맞는 모양이네요.^^
Commented by 충격 at 2011/06/25 17:31
이번 영화에선 대사가 한 마디도 없는 역이라,
웬만큼만 해도 칭찬 듣기에 좋은 역할이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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