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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인의 자객 (2011, 미이케 타카시)

[블루레이] 13인의 자객 - 확장판 (2disc) - 10점
미이케 다카시 감독, 사와무라 잇키 외 출연/디에스미디어
(블루레이 TTB 링크)

13인의 자객SE (2disc) - 10점
미이케 다카시 감독, 사와무라 잇키 외 출연/디에스미디어
(DVD TTB 링크)

(별점은 TTB 시스템상 붙는 것일 뿐, 여기서는 별점평가하지 않습니다)


- 본 적 없는 영화를 DVD로 바로 사서 보는 걸 즐기는 편이었습니다.
꽝일 때도 있지만, 이러다가 정말 이거다! 싶은 영화와 만났을 때는 만족감이 무척 크거든요.

그런데, 요즘은 극장에 가는 빈도 자체가 늘어서
전국 규모로 개봉하는 어지간한 상업영화라면 거의 극장에서 일단 소화를 하는 데다,
주된 구매대상이 DVD 에서 블루레이로 옮겨 가면서 장당 단가가 높아지다 보니
이런 식의 구매는 꽤 드물어져 버렸네요.

'13인의 자객' 은 이 지역에선 개봉을 하지 않았었기에 극장에선 보지 못했었고,
꽤 오랜만에 2차 판권 직행으로 구입한 블루레이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결과가 어찌 되었는가? 하면... 잘 산 것 같습니다. :)


- 쿠도 에이이치 감독의 1963년작을 미이케 타카시 감독이 리메이크한 영화인데,
기존의 미이케 타카시 영화 중에서 비슷한 성향의 작품을 꼽아 보자면
'크로우즈 ZERO' 시리즈와 가장 가깝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미이케 타카시 감독이 워낙 다작인 데다가 해괴한 영화들이 많은 편인데,
미이케 타카시 영화 중에서는 해괴한 구석이 별로 없이 가장 매끈하게 뽑아낸 웰메이드 상업영화입니다.
각각 현대극 패싸움과 시대극 챤바라(칼싸움) 이기는 하지만,
다수의 등장인물이 이끌어 가는 난투극 영화라는 성격도 동일하고요.

......그러면서도 어딘가 한 두 군데 정도는 해괴한 요소가 사소하게 남아 있어서,
미이케 타카시의 인장을 느끼게 한다는 점도 비슷한 감각입니다(...)

(전 미이케 타카시의 영화 중에 '크로우즈 ZERO' 시리즈를 가장 좋아합니다)


- 장장 40 여분에 이르는 13 대 200(이상)의 난투극이 양과 질에서 풍족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겠고,
그렇게 액션에 힘을 쏟았다면 상대적으로 허술하지 않을까 싶을 수 있는 각본도 잘 짜여져 있습니다.
주인공인 시마다 신자에몬의 '눈에 띄게 강한 것은 아닌데, 끝까지 버티고 버티다가
결국에는 승리를 거두는 남자' 라는 미묘하게 독특한 캐릭터 설정도 맘에 들었고,
태평의 시대를 살아가는 사무라이의 심리와 시대상 같은 묘사도 좋습니다.
군데군데 인상적인 대사 같은 것도 꽤 있었고요.

상당히 극단적으로 설정되어 있는 폭군 나리츠구의 성격이라든가,
대규모의 기계장치(목조)를 이용한다는 점 같은 부분에서 다소 현실미가 떨어지는 면은 있는데,
이런 부분에 있어서 거부감이 심하게 들거나 하지만 않는다면,
이런 류의 사무라이 영화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한 번쯤 사서 보셔도 좋을 듯.

(그런데 13 대 200(이상)의 숫자는 제대로 체크하면서 찍거나, 편집했을까요?
정확히 이백 몇 명인지 명시가 된 건 아니지만, 40 여분 동안 끊임없이 죽어 나가는 인간들을 보고 있노라면
아무래도 처음에 보여진 이백 몇 명 이상으로 죽어 나갔을 것 같단 생각도 들던데 말이죠[...])


- 각본은 거장 이마무라 쇼헤이의 장남인 텐간 다이스케가 썼는데,
일본 아카데미상의 우수각본상, 일본 시나리오 작가협회의 키쿠시마 류조상을 수상했더군요.
각본 외에도 온갖 부문의 상을 온갖 영화제에서 상을 쓸어담아 수상내역이 상당히 화려합니다.
wiki 에 기재되어 있는 것만 그냥 슬쩍 훑어봐도 40개가 넘네요.

(한국인 입장에서 보기엔 '이 수상내역은 좀 오바가 아니냐?' 싶을 것 같긴 합니다만)

몇 년째 그렇게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 영화 외에 서브컬쳐 방면으로 밝은 분들이 보시면 흥미로울 듯한 장면들이 조금 있습니다.
우선 극 초반에 시마다 신자에몬이 결심을 굳히는 데 큰 역할을 한 이 장면.
나가이 고의 '바이올런스 잭' 을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 누구라도 '바이올런스 잭' 의 '히토이누(사람개)' 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겠죠.

(사진은 아무래도 혐짤의 부류에 들어갈 수밖에 없는지라, 모자이크 처리 + 대폭 줄여서 올렸습니다[...])
(......그런데 줄여 놓으니까 모자이크도 줄어들어서 왠지 모자이크를 안 한 것 같은 느낌이... -_-;;;;)

저로서는 실제로도 '히토이누(사람개)' 의 의도적 인용일 것이라 추정하고 있는데,
텐간 다이스케나 미이케 타카시의 세대에서 나가이 고의
'데빌맨' 그리고 '바이올런스 잭' 에 영향을 받은 크리에이터를 찾아 본다는 건, 결코 어렵지가 않은 일이죠.
그렇다면 나리츠구의 캐릭터 묘사에는 어느 정도
슬럼킹의 이미지가 반영되었을 거라 생각해볼 수도 있겠고요.
이 영화의 길고 긴 액션 씬들 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씬의 하나라 할 수 있을 히라야마 쿠쥬로의 살진.
상당량의 칼을 미리 준비해 놓은 공간에서 이를 활용한 살진을 펼치고 있는데,
보는 순간 '무, 무한의 검제 [Unlimited Blade Works] 실사판입니까......'
(Fate/stay night)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니면, 카타나가타리 의 천도 츠루기 라든가 말이죠(...)
물론 이건, 직접적으로 그런 쪽에서 이미지를 얻은 면이 있을지 어떨지는 알 수 없는 일입니다만. (w



 ↑ 는 본 내용의 언급이 좀 있더라도 소개의 범주라 생각하고 작성한 것입니다만,
↓ 로는 결말 부분에 관련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기도 하고, 영화를 보신 후에 읽으시는 편이 재미있을 테니,
영화 본편을 보실 생각이 있으신 분들은 가급적 영화를 보신 후에 읽으시길 권장합니다. 



- 이 영화에서, 위에서 언급했던 미이케 타카시의 인장과 같은 해괴함을 찾는다 하면,
13인째의 자객인 키가 코야타의 존재 그 자체라고 할 수 있겠죠.
몽둥이로 머리를 후려쳐도 느끼지조차 못하는 둔감함+튼튼함, 무한의 정력,
아무리 가장자리였다곤 하지만 목을 관통당했는데도
상처 하나 없이 멀쩡히 살아서 돌아오는 무한의 생명력까지.

특히나 무한의 정력 씬은 극의 내적 논리로서뿐 아니라,
연출의 톤 자체도 전체의 분위기하곤 전혀 맞지 않는 부분이어서 빼는 게 낫지 않았을까 싶습니다만,
실은 그런 것이야말로 미이케 타카시라는 인물의 본질이기도 한 것이니 뭐라 할 수도 없는 부분이긴 하죠.
이런 건 미이케 타카시의 영화를 골랐다는 시점에서 이미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뭐 그런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언제는 미이케 감독이 그런 거 신경쓴 적이 있었나요.
오히려 그 부분을 뺀 나머지 부분에서 이만큼 정상적인 영화가 나왔다는 것에 대해
감탄하는 것이 아마도 보다 적절한 반응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더욱이 이 영화의 경우는 이런 부분에 있어서 다른 미이케의 영화들에 비해 좀 더 특별한 면이 있는데,
이런 해괴한 요소가 그냥 해괴하기만 한 게 아니라 영화적인 해석의 여지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미이케 타카시뿐 아니라 텐간 다이스케의 의도가 많이 들어간 것일 수도 있겠죠.

바로, 다른 건 그냥 그렇다 치고 넘어갈 수 있다 해도,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부분인 이 영화 최대의 미스테리,
'(목을 관통당했는데도) 쟤는 왜 안 죽어?' 하는 부분인데요.

여기에 대해서는 유력한 해석을 두 가지 들어볼 수 있겠는데,
하나는 위정자들의 폭정 속에서도 꿋꿋이 살아남아 온 민초들의 생명력을 의인화한 상징과 같은 캐릭터로서
민초를 위해 싸우는 (오직 그것만이 이유인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12인에게 협력한다는 해석이고,
하나는 신로쿠로와 코야타가 이미 죽었으며,
코야타는 산으로 돌아가기 전에 마지막 인사를 나눈 것이고
(명시적이진 않지만, 이 영화의 노벨라이즈판 소설에 암시적인 묘사가 존재한다고 합니다),
신로쿠로는 죽어서 제삿날 오츠야에게 돌아간 것이라는 해석입니다.

두 해석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일 수 있겠죠.
크리에이터 측으로서는 딱히 정답을 두었다기보다,
일부러 열어 놓고 마음대로 생각하라고 던져 놓은 듯 싶고요.

한 가지 더, 오츠야의 한자 표기는 お艶 이지만, 御通夜 와도 발음이 같은데,
이는 친인척과 지인들이 모여 망자 곁에서 철야로 명복을 기원하는 행사를 말하며,

로쿠로가 돌아간 오츠야와 코야타가 돌아간 우파시는
둘 다 후키이시 카즈에가 1인 2역으로 연기했습니다.







by 충격 | 2011/10/31 00:32 | 활동사진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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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즈라더 at 2011/10/31 01:24
후키이시 카즈에...♡ 랄까나... 너무 나이가 들어서 눈물이 절로 나더이다..

이미 질러서 2번이나 감상했죠.
구작 리뷰에 밀려가지고 리뷰글은 쓰지 못 했지만.
Commented by 충격 at 2011/11/04 18:15
보면서 나이파악 같은 건 생각도 못 해봤......
Commented by 알트아이젠 at 2011/10/31 07:59
오호, 이거 재미있을 것 같네요.
Commented by 충격 at 2011/11/04 18:15
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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