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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한국영화의 서브컬처 고증.

ⓒ2014 반짝반짝 영화사/롯데엔터테인먼트


작년에 개봉했던 영화 '나의 독재자' 의 한 장면입니다.
저 딱지는 극중에서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를 이어 주는 중요한 소품으로 등장하죠.


일단 딱 봐도 문제가 있는 게 설명은 마징가Z 인데 그림은 다이모스야...... 라는 것입니다만,
그건 별다른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저 시절의 저런 상품이야 워낙에 조잡한 물건들이고 저작권 개념조차 거의 없었을 때이기 때문에
실제로 저런 엉터리 물건들은 비일비재했을 수 있으니까요.
저것 자체가 미술부에서 제작한 소품이 아닌, 실제 존재하는 물건을 가져다 쓴 것일 수도 있고요.

그러니까 그것은 큰 문제가 아닙니다만......

문제는 이 영화의 과거 파트 배경이 7·4 남북공동성명의 얼마 전이라는 거......
그러니까 다시 말해서, 1972년 상반기입니다.

...... '투장 다이모스' 는 1978년도의 작품이란 말이죠(...)



...... 거기서 끝났으면 그나마 조금 나았을 텐데...
가만...... 72년은 아무리 그래도 너무 이른 것 같은데...... 마징가가 몇 년도 작품이더라?
찾아 보니 72년도 작품으로 같은 해이긴 합니다만,
만화판 연재 스타트가 10월, 애니메이션판 방영 스타트가 12월로 72년 하반기 끄트머리의 작품입니다.
즉 이 영화의 과거 파트 배경인 72년 상반기에는
탑승형 거대로봇의 효시 격인 '마징가Z' 조차 존재하지도 않았을 때란 말이죠.

그러니까...... 딱지에 들어갈 작품 선정을 잘못했다는 정도의 문제가 아니라,
탑승형 로봇 애니메이션 장르를 채용한 저런 류의 딱지 자체가 아예 존재하지 않았을 거란 얘기가 됩니다.
(다른 종류의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채용한 저런 형태의 딱지가
언제부터 존재했을지는 태어나기 전이라 잘은 모르겠습니다만[...])



뭐, 별 얘기는 아니었고 하여튼... 고증은 좀 제대로 해 주면 좋겠다는 얘기였습니다.
재작년에 드라마 '스캔들' 의 20 수년 전 과거 회상 장면에서
요즘 파워레인저가 인쇄된 스케치북을 쓰는 걸 봤던 기억도 문득 떠오르는데......
한국 영화계, 방송계에서 이런 종류의 소품을 쓸 때,
고증을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아예 고증이 필요하다는 사실 자체를
인식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단 말이죠(......)





by 충격 | 2015/02/01 14:11 | 활동사진 | 트랙백 | 덧글(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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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Bluegazer at 2015/02/01 14:44
웰컴 투 비엣남의 왓 어 원더풀 월드 정도는 애교 수준이군요...저 물건은 인쇄상태도 그렇고 아무리 올려잡아도 80년대 초중반은 봐야겠는데요.
Commented by 충격 at 2015/02/01 16:25
미술부에서 새로 만든 게 아니라고 하면,
아무리 빨라도 최소 78년 이후일 테니 대충 그 정도 되겠지요.
Commented by neosrw at 2015/02/01 15:39
마징가는 1972년작이고 한국에 들어온건 75년이라는군요
다이모스는 78년작품입니다 1978.04.01~1979.01.27
Commented by 충격 at 2015/02/01 16:24
종영년도로 들어갔었네요. 시작년도로 본문 수정했습니다.
Commented by 동사서독 at 2015/02/01 17:21
영화 친구 과거 회상 장면에 등장하는 문방구 진열대 속 아카데미 에어로킷도 그렇고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 과거 회상 장면에 등장하는 장난감 로봇이 반다이 MC 그레이트 마징가인 것도 그렇고... 눈에 띄는 소품 오류들이 있지요.
Commented by 충격 at 2015/02/02 10:50
상하위로 분류를 해 보자면 그런 건 하위 카테고리에 속할 텐데,
상위 카테고리에서 아예 그 시절에 존재 자체가 없었을 작품이 튀어 나오는 건 더 거슬리더라고요.
Commented by 뇌빠는사람 at 2015/02/01 21:33
하하하하 욕심도 많으셔라. 그런 사소한 리얼리티는 한국 영화/드라마에서 절대로 못 찾아요
Commented by 충격 at 2015/02/02 10:52
의도가 없으시더라도, 덧글을 딱 봤을 때 약간의 불쾌감이 먼저 드는군요.
모르는 사람에게 덧글 다실 때는 조금은 조심하시는 편이 좋지 않겠습니까.
Commented at 2015/02/02 11:23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충격 at 2015/02/02 13:30
그건 역사고증... 감자가 서브컬처는 아니죠;;
Commented by 즈라더 at 2015/02/08 11:36
이런 유형의 영화일 수록 더 디테일해야 하지 않나 싶은데..
어째 가장 중요한 소품조차 제대로 챙기질 못했네요.
Commented by 충격 at 2015/02/09 16:18
그러고 보니 이거... 저작권료도 안 낸 거 아닌가 싶네요.
크레딧에 없는 걸 보니 대단히 수상합니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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