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마블히어로 일어더빙 재감상 페스티발, 의 일환으로...
오늘은 데어데블 디렉터스컷을 감상했습니다.
일단 결론부터 말해보자면... 기존 극장판에서 지적되었던 플롯상의
허술한 면들은 거의 대부분 메꾸어져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보고 나서 극장판이랑 비교해 보니 러닝타임만 해도 30분이나 차이 나네요.
이 감독판 버전은 국내에 수입되어 있질 않으니
(뭐, 어차피 자업자득이지만)전국의 수 많은
데어데블팬들을 위해 (얼마 안 된다)
두루뭉실 마블팬들을 위해
(이러면 그래도 좀 되겠지, 후)
여기서 잠시 상이점을 간단하게나마 정리해 보겠습니다.
먼저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한 가지 확실히 해 둘 점은...
이 감독판은 극장판을 보완하기 위해 재편집한 버전이 아니라,
극장판으로 편집되기 전의 오리지널 버전이라는 점입니다.
그러니까... 극장판은 원래부태 131분 정도 되는 영화에서
30분 정도를 들어내고 개봉한 삭제판인 셈입니다.
......그러고도 허술하단 소리 안 듣길 바랐냐 -_-
1.
가장 큰 차이점.
스토리에 있어서 상당히 중요한 서브플롯... 이랄까,
거의 메인플롯에 가까운 줄기 하나가 통째로 잘려나갔습니다.
헬즈키친의 매춘부 한 명이 살해당하고,
동네 양아치 단테 잭슨(Coolio 분)이 누명을 뒤집어쓰도록 사건이 조작되는데요.
이 친구가 바르게 살아온 것만은 아니지만 해당 사건에 대해서는 결백하다는 것을
언제나처럼 간파한 우리의 자선변호사 매트 머독은 단테 잭슨의 변호를 맡습니다.
그리고 초감각탐정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사건을 추적하던 중,
민완 기자 벤 유릭의 결정적 제보를 통해 모든 사건의 배후인물 킹핀에게 접근해 갑니다.
극장판에서 킹핀을 체포하러 나타나는 경찰들의 뜬금 없는 등장이나,
하는 일 없이 건들거리는 걸로 보였던 벤 유릭의 비중 등등의 문제는
모두 이 플롯을 삭제한 데서 비롯된 문제였던 거죠.
이렇게 이야기의 중추를 허술하게 했을 뿐 아니라,
매트 머독이 선보이는 좀도둑 스킬이라던가, 뛰어난 촉각을 이용한 증거 발견,
심박 변화 없음을 통해 진실이라 생각했던 증언이, 거짓임을 밝히고 있는 증거들과 상충하자
힘으로 압박해 봤더니만 페이스메이커(인공심박기)를 달고 있더라 하는 에피소드,
재판에서 배심원의 동정을 사기 위해 의자를 못 찾고 엎어지는 등
가련한 장애자를 연기하는(...) 매트머독 등,
변호사 겸 초감각 탐정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는 파트들이 쏙 빠져나감으로써
이 영화는 많은 매력을 잃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더불어 이 영화에 재미와 인간미를 더해주는 머독의 파트너,
프랭클린 넬슨의 파트도 많은 부분 잘려나갔습니다.
...감독은 이 영화가 극장판 공개 당시 내용면에서 많은 비판을 받았다면서,
이 오리지널판을 '스토리 버전'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스튜디오의 높으신 양반들로 인해 공 들인 각본을
누더기로 만들어 개봉한 입장에선 속이 좀 끓었을 듯 하네요.
2.
극장판에서 비를 통해 엘렉트라의 얼굴을 보고, 키스를 하던 중 사건을 감지하고 뛰쳐나가려다
엘렉트라가 stay with me 하자 바로 침대로 들어가신 헬스키친의 수호자 데어데블(...)
오리지널판에선 그냥 뛰쳐나갔습니다.
베드씬은 극장판 삭제 편집 단계에서 추가 촬영을 해서 붙인 씬이었다는군요.
이 때의 내용이 다르기 때문에 이후 파티에서의 재회씬에서의 대사도 좀 다릅니다.
...공익을 위해 투신하는 히어로를 발정난 놈팽이로 만들어 버린 거였다니
3.
불스아이의 입국씬이 있습니다.
나름 캐릭터의 성격을 잘 드러내는 재미있는 장면.
4.
킹핀은 초반부터, 정보를 흘렸다고 의심되는 자기 경호원을 잔인하게 패 죽이는 흉폭성을 보여줍니다.
최종결전에서의 액션도 극장판보다 조금 더 길어요.
5.
중반에 신부한테 고해성사하는 씬.
이것도 극장판 삭제편집당시의 추가촬영이라고 하네요.
디렉터스컷엔 없습니다.
6.
코믹스쪽의 설정을 따라 수녀가 된 머독의 모친이 등장하는 씬이 두 컷 있습니다.
꿈 속에서 어린 시절 잠자리에 누운 머독을 내려다보는 씬과,
교회에 앉아있는 머독을 뒤에서 몰래 지켜보는 씬.
하긴 원작팬이 아니라면 이것들은 ???????? 싶은 부분이긴 합니다.
7.
불스아이가 엘렉트라에게 결정타를 꽂고 나서 키스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심의 쪽에서 죽이는 건 괜찮지만, 죽이면서 키스하면 안 된다고 R등급이 나와서 삭제했다고 합니다.
감독은 이에 대해 뭐... 같잖다는 투로 언급하고 있네요.
하여간 어딜 가나 등급심의하는 꼰대들은... -_-;
대충 이 정도...
전체적으로 봐서, 로맨스 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고
개인적인 복수극에 가까워 보였던 극장판에 비해,
헬스키친의 수호자 - 가디언데블로서의 고독한 히어로상이 보다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저는 원래부터 이 영화에 대해선 호의적인 쪽이었습니다만,
오리지널판을 보니 생각보다도 한층 더 좋은 영화입니다.
새삼 느끼는 거지만 비를 통해 평소보다 선명하게 사물을 볼 수 있다는 설정은 정말로 효과적.
첫 번째로는 엘렉트라의 얼굴을 처음으로 보면서 애틋한 로맨스 감각을 선사하고,
두 번째로는 복수를 우선하기로 결심한 엘렉트라와 머독과의 단절감을 우산을 씌움으로써 표현,
세 번째로는 킹핀과의 결전에까지 충실하게 이 설정을 살리고 있죠.
여러모로 상당히 공을 들여서 잘 구성해 낸 좋은 각본입니다.
......라는 것도 이 감독판이 빛을 봤기에 할 수 있는 소리죠.
극장판 가지고는 이래저래 반박당할 거리들이 많으니.
거의 뭐...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분위기?
PS.
일본판 머독의 목소리가 맘에 듭니다.
그야말로 정통파 히어로란 느낌의 강직한 목소리.
(그러고보니 가면라이더 BLACK RX 안개의 죠 출신의 성우 겸 배우 코야마 리키야씨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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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2.
이제 엘렉트라도 더빙으로 한 번 다시 보긴 해야 할 텐데...
제가 아무리 데어데블 옹호파라지만, 솔직히 이건 용서가 안 됩니다(...) 랄까
왜 만들었는지, 뭘 하고 싶었던 건지를 도저히 모르겠어요, 솔직히(...)